1000만명 사용 `카카오톡` 끊길라

토종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 접속을 제한하거나 카카오톡 측에 망 이용료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서서 망 이용료 등에 관한 협상을 중재해줄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톡은 31일~4월 1일께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3월 24일 처음 한국 앱스토어에 등장한 이후 1년 만이다. 유선 인터넷 서비스 없이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만으로 1000만 가입자를 확보한 것은 카카오톡이 처음이다.

이통 3사는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공짜인 카카오톡은 휴대폰 SMS(문자)를 직접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또 문자를 많이 쓰면 결국 이통사 주요 수익원인 음성통화량마저 줄어든다.

하루에 카카오톡을 통해 전송되는 메시지는 2억개에 가깝다. 개당 20원으로 치면 1년에 카카오톡을 통해 1조5000억원 상당의 메시지가 전송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통 3사의 1년간 전체 문자메시지 매출과 맞먹는다.

최성환 유화증권 연구원은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을 경우 최소 2조원 이상의 이통사 문자 수익을 무료 SMS가 대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제재를 안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 "무선통신은 주파수라는 한정된 자원을 쓰므로 특정 사람들이 많이 써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카카오톡을 데이터 폭증 현상을 가져온 `주범`으로 여기고 있다. 카카오톡 때문에 데이터 폭증이 훨씬 심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원인은 오히려 이통 3사가 제공한 측면도 있다. 이통 3사 공히 월 5만5000원 요금제 이상에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데이터를 아무리 많이 써도 무료여서 스마트폰에서 늘 카카오톡 앱을 켜놓고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통 3사는 일단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당장 차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카카오톡 등 망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가입자가 늘고 있으므로 현재 이들 서비스가 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만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포털 다음의 마이피플을 한시적으로 차단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차단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최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