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태공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한빛소프트가 온라인 낚시게임 ‘그랑메르’를 선보인 데 이어 한게임도 신작 ‘출조낚시왕’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게이머들을 낚는다.
골프·낚시 등 실제 레저 생활을 게임으로 옮기는 작업은 생각보다 어렵다. 두텁게 형성된 팬을 확보하고 출발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미 그 분야에 대해 수준급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을 뿐더러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랑메르와 확연히 다른 조작법, 손맛=출조낚시왕은 최근에 출시된 그랑메르와 여러모로 비교할 만하다.
우선 눈에 띄는 부분은 조작법이다. 그랑메르가 키보드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면 출조낚시왕은 마우스에 승부를 걸었다. 좌 클릭, 우 클릭으로 줄을 감았다 풀며 고기와 승부를 벌인다. 실제 낚시에서처럼 물고기의 진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강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감고, 풀고 낚싯대의 움직임으로 물고기와 싸움을 벌이는 이러한 조작법은 그랑메르와 출조낚시왕이 공통으로 지닌 시스템이다. 하지만 키보드와 마우스라는 입력기기의 특성에서 오는 차이는 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출조낚시왕이 주는 긴장감과 액션성이 그랑메르보다 낫다. 반면에 그랑메르는 방향키 조작으로 타격감을 강조했다.
◇누가 더 많이 잡나! 경쟁모드=출조낚시왕은 방을 만들어 제한된 시간 안에 조과(釣果)를 겨루는 대전 모드와 언제든지 출입이 가능한 자유모드 두 가지로 나뉜다.
대전모드는 다른 낚시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콘텐츠다, 낚시대회를 연상케 하는 이 모드는 최다 8명까지 참가해 실력을 겨룰 수 있다. 대전모드는 낚시가 주는 ‘한가로움’이라는 재미를 삭제한 대신 중도 퇴장만 하지 않는다면 보통의 경우 보다 더 많은 경험치를 준다.
대다수가 즐기는 자유모드에서는 최장 여섯 시간까지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시간을 넉넉하게 줘 중간에 밥을 먹으러 가도 되고 외출을 해도 된다.
아직까지 대전모드를 하는 게이머는 극소수다. 낚시 특유의 여유로움을 느끼기도 힘들고 경험치가 게임 안에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모드를 계속 유지할 생각이 있다면 다른 방식으로 보상을 줘야 한다.
◇온통 기간제뿐? 아이템 신경 좀 써주세요=출조낚시왕의 비주얼은 매력적이지 않다. 이는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그랑메르 역시 마찬가지다. 낚는 데 열중해야 하니 캐릭터 외모는 뒷전이다.
출조낚시왕의 밋밋한 외모는 꾸미기 기능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린다. 게다가 아이템마저 대부분 한정된 기간만 쓸 수 있어 ‘내 캐릭터’라는 소유욕을 느끼기는 힘들다.
성의 없는 캐릭터 디자인은 게임의 매출과 직결되는 아이템 구매의지를 꺾는다. 오로지 기능적인 측면에만 보고 만들어진 아이템과 캐릭터는 ‘낚는 것’ 하나만 보고 달려온 티가 난다.
실제 낚시라면 시각적인 면이 그리 중요하지 않겠으나 출조낚시왕은 게임이다. 하지만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에 대한 고민이 느껴지지 않는다. 세세한 부분에서 보이는 실망감은 어느 순간 게임을 그만두게 만든 결정적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낚시게임은 게임이 존재하는 한 발전을 거듭하며 명맥을 이어갈 장르 중 하나다. 출조낚시왕 등 최근에 서비스를 시작한 낚시 게임들은 후에 장르에 어떤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될까. 지금으로서는 강한 인상을 받기 힘들다.
출조낚시왕 평점
게임성 ★★★ 낚는 재미 하나는 인정
그래픽 ★★ 외모지적은 하고 싶지 않지만…
사운드 ★★ 사운드라고 평가할게 딱히 없다
조작성 ★★★★ 마우스로 툭~툭 당기는 맛
특이성 ★★ 낚시게임이 새롭지는 않죠
총점 5.2 /10점
김시소기자 sis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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