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이제는 소프트파워다] 3부 <2>삼성전자-바다로 부르는 에코

개발자, 바다 플랫폼, 개발자 지원,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소비자 (왼쪽부터 순서대로)
개발자, 바다 플랫폼, 개발자 지원,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소비자 (왼쪽부터 순서대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바다 에코시스템 구성도

 글로벌 2위 휴대폰 제조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를 내놓으면서 한동안 고전을 겪었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라인업과 물량 확대에 나서는 등 휴대폰 국가대표 기업으로서의 명성에 걸맞은 위상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패드 경쟁에서도 애플의 유일한 경쟁상대로 꼽히고 있다. ‘스마트’한 체력 보강에 나선 1~2년 사이에 결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제조 능력으로는 이미 경쟁업체에 비해 한 단계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에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포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수요소인 소프트웨어 분야는 아직까지 미완성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부터 집중적인 투자와 개발에 나서면서 가시적인 성과물이 나타나고 있어 올해 하반기에는 소프트 파워로 무장한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 무기는 자체 플랫폼인 ‘바다’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업체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에 집중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 등 글로벌 OS에 맞춘 스마트폰 개발에 힘을 쏟는 한편, 자체 플랫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편집자주>

 

 이제 전 세계적으로 하드웨어 성능만 뛰어난 업체보다는 핵심 콘텐츠와 서비스, 이를 위한 에코시스템(Ecosystem)을 잘 구성해 제공하는 업체들이 급부상하는 형태로 경쟁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하드웨어에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면, 경쟁력 있는 하드웨어 업체들이 콘텐츠 개발업체들과 협력해 구성하는 ‘상생 에코시스템’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독자 플랫폼인 ‘바다(bada)’를 개발하고,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인 ‘삼성앱스’를 통해 콘텐츠 개발사들이 자유롭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제공해 개방형 제휴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기능 향상된 바다2.0 공개=바다는 지난해 5월 1.0 버전을 첫 공개한 이후, 지속적인 플랫폼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 2011’에서 바다2.0의 주요 기능을 공개했다.

 MWC 2011에서는 전 세계 바다 개발자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바다 개발자 데이(bada Developer Day)’가 열렸다. MWC 2010에서 바다 플랫폼이 탑재된 ‘웨이브(Wave)’폰이 공개된 후 처음 열린 행사로 지난 1년간의 성과와 바다2.0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때 공개된 바다2.0은 여러 가지 작업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근거리무선통신(NFC), 음성 인식 및 HTML5/WAC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이 대거 추가됐다.

 사용자환경(UI)도 크게 향상됐으며, 바다 개발자를 위한 SDK를 PC에서 작업할 때 다양한 OS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바다는 지속적인 플랫폼 기능 개선 및 에코시스템 구축을 통해 높은 성장 가능성을 평가받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며 “삼성전자는 바다 탑재 단말을 확대해 모바일 플랫폼의 한 축을 담당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다폰은 지난해 6월 첫 번째 단말인 웨이브를 출시한 데 이어 ‘웨이브 525’ ‘웨이브 533’ 등 후속 단말 6종을 출시해 프랑스 등 유럽 시장과 중국·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 높은 판매율을 보이며 지난해 500만대, 올해 상반기 10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앱스 1억 다운로드 달성=삼성전자는 사용자 특화된 콘텐츠 공급 서비스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삼성앱스 등을 통해 사용자들이 업무와 엔터테인먼트 환경에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콘텐츠를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라이프’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전 세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부터 6개월간 바다 기반 앱 개발 경진대회인 ‘바다 개발자 챌린지’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8일 서울에서 ‘바다 개발자 챌린지’ 시상식을 했으며, 전 세계 54개국에서 개인 및 기업 등 2000여팀이 참가해 795개 앱이 제출됐다. 이 중에서 우수 앱들은 삼성앱스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삼성앱스는 삼성전자의 독자 온라인 앱스토어로 세계 118개국에 오픈했으며, 웨이브의 인기에 힘입어 이달 들어 누적 다운로드 1억건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높이고 있다.

 모바일용 삼성앱스는 지난 2009년 9월 영국과 프랑스·독일에서 처음 시작해 지난해 6월 웨이브 글로벌 출시와 함께 본격적으로 서비스 확대됐다. 웨이브 출시 당시 2000여개였던 애플리케이션은 현재 1만3000여개로 6배 이상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프랑스·독일·스페인에서 가장 활발한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이들 국가가 전체 다운로드 실적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런던 트래픽(London Traffic·영국)’ ‘엔드라이브 프랑스(Ndrive France·프랑스)’와 같은 교통·내비게이션 앱이 다운로드 상위권을 차지했다. 각국의 문화적 특성에 따라 요리 레시피(프랑스)·축구정보(독일)·영화(이탈리아)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강세를 보이는 등 지역별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인기를 끈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도 여러 고객층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헬스·박물관·동화·소셜커머스 앱 등을 통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신용카드 외에 폰빌링, 사이버머니 등 각국의 현지 상황에 맞는 다양한 구매수단을 확대하고,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앱 정보를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타깃 고객의 사용 편의와 취향을 고려한 기능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앱스의 가파른 성장은 다양한 콘텐츠로 국가별 고객에 맞춘 서비스 개선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유명 글로벌 콘텐츠 외에도 각 지역에 특화된 앱을 다양하게 구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이제는 소프트파워다] 3부 <2>삼성전자-바다로 부르는 에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