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차지하려고 공동 창업자인 폴 알렌의 주식을 빼앗는 음모를 꾸몄다는 폭로가 나왔다. 특히 1983년 알렌이 회사를 떠나기 전, 암 치료로 경황이 없던 시기에 이루어진 일인 것으로 전해져 큰 파문이 일었다.
3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폴 알렌은 이 같은 내용을 자신의 책 ‘아이디어 맨:MS 공동 창업자의 회고(록)’에 담았다. 책은 이달 17일부터 판매된다.
알렌의 회고록은 MS의 역사, 그와 게이츠 간 관계를 자세하게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요 언론은 여러 내용 가운데 게이츠가 알렌의 주식을 희석시킬 계획을 짠 것에 주목했다.
알렌은 자신의 MS 지분을 희석시키려는 행위가 림프종 암 치료를 받는 사이에 일어난 것에 대해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의 사과를 나중에 받아줬다”고도 공개했다. 그는 또 게이츠가 하버드대 친구인 발머를 고용했을 때 “발머에게 지분을 5% 이상 주지 않기로 게이츠와 합의했으나, 게이츠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발머에게 8.75%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알렌은 이를 “게이츠가 나와의 공동 경영 체계를 무효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어냈다.
알렌과 게이츠는 1975년 MS를 함께 설립한 뒤 2년이 지났을 때 지분율을 36%(알렌)와 64%로 합의해 나눠가진 상태였다.
데이비드 포스트만 알렌 대변인은 “(이 책은) 그들(알렌과 게이츠)에 관한 매우 균형 잡힌 기록”이라며 “폴이 빌 게이츠의 아이디어와 에너지 등에 관해 명료하게 평가했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빌 게이츠는 조심스럽게 논쟁의 확산을 경계했다. 그는 알렌 회고록과 관련한 성명을 내어 “여러 일에 대한 나의 기억이 폴의 것과 다르겠지만, 나는 그의 우정과, 그가 세계 기술 분야와 MS를 위해 중요한 기여를 했음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