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 우리 식탁은 방사선에서 안전한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의 여파로 일본 내 채소류뿐 아니라 소고기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서 식탁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방사선 2차 오염…토양·공기→식물->소고기->우유 순 = 1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후생노동성 조사 결과 후쿠시마현 덴에이(天榮) 마을에서 사육된 육우의 고기에서 1㎏당 식품위생법상 잠정 규제치(500㏃·베크렐)를 넘는 510㏃의 세슘이 검출됐다.

일본 육우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검출된 것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2차 오염 추이를 분석하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2008년 발간된 유엔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의 `방사선의 원인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체르노빌 사고 당시 동물의 방사선 오염은 구소련 내 영세농장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이들 농장에서 자라는 야생 풀이나 채소는 영양분이 부족해 방사선 물질을 더 많이 흡수했다. 참고로 사고 초기에는 방사선 먼지가 잎이 넓은 채소류에 떨어져 이들 채소류 오염이 흔하게 나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토양이 오염되면서 뿌리를 통한 식물 오염이 두드러졌다.

오염된 땅에서 자란 풀을 먹은 육우들은 곧바로 방사선에 노출됐고 이는 다시 육우가 생산한 우유의 오염으로 이어졌다.

또 당시 육류의 세슘 오염도는 일반 채소보다 높게 나타났다. 토양 오염도가 185㏃/㎡ 이상이었던 벨라루스 지역의 경우 육류의 세슘 오염도는 80∼550㏃/㎏으로 곡류 8∼80㏃/㎏, 감자 6∼20㏃/㎏, 우유 40∼220㏃/㎏보다 높았다.

우유도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일부 지역에서는 사고 이후 20년이 지난 2008년에도 기준치인 100㏃/㎏을 초과했다.

◇국내 식품 안전 영향은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현재까지는 체르노빌 사고보다 방사선 노출량이 적은 데다 우리나라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일본과 1천㎞가량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본산 수입식품이 아닌 국내 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은 체르노빌 원전이 동유럽 대륙에 위치해 국경을 인접한 벨라루스와 구소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과는 다른 환경이다.

체르노빌 사고에서도 우유 섭취를 통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갑상선암 발병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구소련 3개국에 국한됐다.

또 정부가 일본산 수입식품의 경우 전량 방사선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후쿠시마 등 인근지역 식품에 대해서는 수입을 금지했기 때문에 일본 내 방사선 2차 오염이 국내 식품의 안전성을 해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발트해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받은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스웨덴의 경우 토양 오염이 요오드 10k㏃, 세슘 3k㏃씩 각각 넘으면 가축들이 야생에서 풀을 뜯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또 하수오물(sewage sludge)을 가축의 비료로 쓰지 못하도록 했다.

노르웨이는 자국의 농작물에 대해 방사선 오염 여부를 감시했다. 영국은 고지대에서 사냥한 야생동물을 먹지 말라고 권고했고 호주도 사고 직후 소에 야생 풀을 먹이지 말라고 주의시켰다.

식약청 관계자는 "아직 국내 공기 오염도가 극미량 수준인 만큼 토양 오염을 거친 식품 오염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식품에 대한 방사선 모니터링은 정기검사 외에 별도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