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IT저널 ‘와이어드’는 지난해 9월 커버스토리로 흥미로운 주제를 다뤘다. ‘웹은 죽었다. 비디오가 온다(Web is dead, Video is coming)’는 기사로 비디오 트래픽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을 넘으면서 동영상이 대세로 굳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실제로 와이어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동영상 트래픽 점유율은 지난해 51%에 달했다. 반면에 웹 트래픽은 23%에 그쳤다. 10년 전 웹 트래픽은 52%, 동영상은 불과 5% 안팎이었다. 강산이 한 번 변하는 세월 동안 인터넷 세상의 판도도 ‘180도’로 바뀐 것이다.
온라인 비디오 시대를 앞서가는 업체가 ‘브라이트코브’다. 일반인에게는 아직 이름이 낯설지만 브라이트코브는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OVP)분야의 숨은 글로벌 강자다. 설립한 지 이제 7년째지만 와이어드의 언급대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미래 웹 콘텐츠 시장을 책임질 대표 주자다. 국내에는 지난해 10월 정식으로 사무소를 열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데니스 로즈(Dennis Rose) 브라이트코브 부사장은 “모바일·블로그·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로 간편하게 보낼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최대 강점”이라며 “압축 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클릭 한 번으로 스마트폰에서 PC, 태블릿까지 동시에 동영상을 보내고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은 이제 떠오르는 시장입니다. 데이터 대역이 크게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동영상 콘텐츠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도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콘텐츠를 주고받는 상황입니다. 2014년께에는 비디오 콘텐츠 비중이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90%에 달할 예정입니다.”
브라이트코브는 출발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창업자 제레미 얼레이는 어도비·매크로미디어를 거쳐 브라이트코브를 2004년 설립했다. 당시 자본 조달 규모가 1억달러, 우리 돈으로 1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창업 때부터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AOL, 페이스북에 투자했던 엑셀파트너스, 뉴욕타임tm 등이 투자했으며 창업 6년 만에 50개국에 2700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북미와 유럽, 일본에서는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 업체와도 인연도 깊다. 최근 LG전자와 손잡았으며 이미 P&G·오토데스크코리아, 롯데칠성, 제일기획, 르노삼성 등을 주요 고객으로 인지도를 넓혀 왔다. 특히 LG와 제휴는 TV업체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LG는 좀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주요 고객은 인터넷과 모바일이었습니다. LG와 제휴하면서 TV로도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고품질의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전 세계 수백만대에 달하는 LG TV로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데니스 로즈 부사장은 국내 진출은 다소 늦었지만 초기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모바일과 소셜 비디오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은 연평균 140% 성장률로 올해 처음으로 PC를 넘어설 예정입니다. 페이스 북으로 비디오 콘텐츠를 찾는 비중은 올해 들어 매달 48%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구글 등 검색이나 포털 사이트보다 소셜 미디어에서 비디오를 찾는 사람이 평균 15%가량 더 오래 비디오를 시청하는 상황입니다.”
로즈 부사장은 “MS·곰TV와 같은 미디어 플레이어, 콘텐츠를 모아서 유통하는 훌루·넷플릭스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비디오 채널이라면 OVP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라며 “원소스 멀티유저 시대로 콘텐츠 중심의 세상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도 문자와 그림·사진에서 비디오로 급속하게 넘어가면서 브라이트코브가 구글과 같은 명성을 얻을 날이 머지않았다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