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나 집단이 금융사기를 꾸미는 이유는 단순하다. 돈을 쉽게 벌고자 하는 탐욕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최우선 가치는 돈이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 고객, 가족 등은 쉽게 돈을 벌기 위함에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신간 ‘금융 사기꾼’은 제목 그대로 금융사기에 관한 책이다. 시장의 역사와 함께한, 다시 말해 이제 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된 금융사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책에는 여러 사건, 사고가 광범위하게 담겨 있다. 다단계 금융사기로 악명을 떨친 매도프 사건서부터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광기까지 다양한 사례들이 29장에 이르는 책에서 거의 모든 장마다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평소 사건, 사고 등 사회적 이슈에 흥미를 가진 독자라면 책에 담긴 내용들에 눈길이 쏠릴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사례 분석을 통해 메시지를 도출해 낸다. 모든 금융사기는 저지른 사기꾼도, 시기도, 대상도, 방식도 다양하지만 결국에는 좋은 수익률을 얻고자 한 사람들과 돈을 쉽게 벌려고 한 사기꾼들이 만나 돈을 잃은 사람과 발각된 사람 모두 비참한 결과를 맞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누구나 예상 가능한 결론일지 모르지만, 금융사기의 대처법에 대해서도 이 책은 제언하고 있다.
탐욕이 인간의 본성인 이상 금융 사기가 없어질 수 없는 것이라면, 이를 효율적으로 규제하기 위해 법안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고 나 자신의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또 스테이크가 익을 때 나는 소리에 현혹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기대치를 갖게 되면 사기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35년 동안 경영 컨설턴트와 하이테크놀로지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인물로, 보안사기·돈세탁·내부자 거래 등에 대한 글도 쓰고 있다.
데이비드 사르나 지음, 최정숙 옮김, 미래의 창 펴냄. 1만6000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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