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준비 중인 2.1㎓에 더해 700㎒, 1.8㎓ 대역 주파수에 대한 동시 할당을 추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1㎓ 대역에서 비롯된 이동통신 3사의 주파수 확보전이 가용 주파수 전 대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3월 21일자 1면 참조
11일 서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열린 ‘이동통신 주파수 정책토론회’에서 ‘국내 이동통신 주파수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는 업계 주장에 대해 방통위는 이동통신 시장구조를 왜곡 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모든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충분한 주파수를 할당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남석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정부가 2.1㎓ 주파수 할당을 검토하고 있지만 모든 사업자에게 충분한 주파수를 공급해서 이용자들의 품질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며 복수 대역 동시할당 검토 방침을 시사했다. 오 기획관은 “주파수 할당이 이통시장의 경쟁구도를 왜곡시키지 않도록 관심을 두고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토론회 의견을 반영해 조속히 주파수 할당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주파수 부족사태 해결을 위해 사실상 2.1㎓를 비롯해 700㎒, 1.8㎓ 대역에 대한 주파수 동시 할당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방통위는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3G용으로 쓰고 있는 2.1㎓ 대역 20㎒ 폭 추가 할당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날 정책연구결과 발표와 토론에서 주파수 부족에 대한 심각성이 강조되고, 전문가들이 추가주파수 할당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2012년 말 이후 디지털TV 전환으로 발생하는 700㎒ 여유대역 108㎒ 폭과 KT가 오는 6월 말 반납하는 1.8㎓ 대역 20㎒ 폭에 대해서도 동시할당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충구 고려대 교수(전기전자전파공학부)는 “2.1㎓ 대역 추가할당만으로는 트래픽 폭증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며 “망 최적화, LTE 도입 등과 함께 총체적인 주파수 할당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재현 KISDI 전파정책연구그룹장은 “2.1㎓ 대역만 할당할 경우 중장기 진화 계획 수립이 불가능하다”며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활용 가능한 모든 주파수를 조기 공급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 그룹장은 이들 주파수 할당시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감안해 주파수 총량제, 할당 신청자 범위제한, 이동통신재판매(MVNO) 의무화 등 경쟁정책 적용 여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표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사업자의 월간 데이터 트래픽 발생량은 스마트폰 급증 속에 내년 말 현재의 6.5배 수준인 48페타바이트(4만8000테라바이트)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2.1㎓ 대역 20㎒ 폭 추가 할당이 이뤄지더라도 대응효과는 6개월~1년 가량에 그치고, 차세대 네트워크인 롱텀에벌루션(LTE)망도 2013년 상반기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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