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e북 시장, 이대로 좋은가

[ET단상] e북 시장, 이대로 좋은가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와 글로벌 제조사의 스마트패드(태블릿PC) 출시 경쟁 등 단말 환경의 변화로 최근 e북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출판협회에 따르면 2010년 미국 e북 시장은 총 4억4000만달러 규모로(약 4900억원), 종이책 시장의 10% 수준으로 성장했고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리서치는 올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년 내 e북 규모가 종이책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국내 e북 시장도 성장은 더딘 편이지만 온라인 서점의 서비스 강화,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 스마트패드 확산에 따른 출판사의 e북 출간 증가, 이통사 등 대규모 사업 진출로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e북 시장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첫째, e북 출간 활성화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종이책과 e북 동시출간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나 종이책 대비 e북 출간 수는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종이책 매출 잠식 우려, 열악한 e북 콘텐츠 제작환경, 출판사와 유통사 간 불신 등 출판사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문제요인을 해소해야 한다.

 둘째, 시장 확대를 위한 사업자간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국내 e북 시장은 시장 확대를 위한 건설적인 상호논의가 배제된 채 시장 점유율 증대만을 위한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e북 시장상황을 감안한다면 국내 e북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유통사와 콘텐츠 공급자 간 상호협력이 절실하다.

 셋째, 정부차원의 지원책 논의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 이통사들도 자체 앱스토어와 이동통신시장 장악력과 음원사업 성공 사례를 앞세워 e북 사업에 진출하고 있으며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최근 애플이 국내 온라인 서점의 e북 앱의 앱스토어 등록신청을 거부했는데 애플 앱스토어 결제조건 위배가 거부사유라는 것이 업계 후문이다. 이 같은 사례는 국내 e북 시장은 일부 특정 사업자들에 의해 좌우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양한 유통경로 확보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소비자는 특정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콘텐츠만을 볼 수 밖에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e북 산업은 문화산업의 일환이다. 유명작가들의 신간이 전자책으로 동시 출간되고 절판된 도서를 e북으로 새롭게 출간하거나 누구나 쉽게 전자책을 출판할 수 있는 1인 출판 시대를 열어 제쳤다. 이는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출판문화를 형성하는 계기로 문화산업 증진을 위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e북 산업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국내 사업자들이 특정 사업자에 의해 종속되지 않도록 제도 및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전용 단말기 보급, e북 제작비 지원, 세제혜택 등 정부차원의 지원과 함께 출판사, 정부, 국내시장 참여자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콘텐츠 생산과 수요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어 e북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영규 인터파크도서 대표 ygseo0115@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