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복수의 이동통신 주파수를 추가할당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함에 따라 3개 이동통신사업자가 대응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업계는 현시점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2.1㎓ 대역 확보를 위한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동시 할당 시 적용될 총량제, 참여신청 제한 등의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12일 전자신문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통 3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사 모두 최우선 확보 대역으로 2.1㎓를 꼽았다.
전날 열린 ‘이동통신 주파수 정책 토론회’에서 700㎒, 1.8㎓, 2.1㎓ 대역 동시 할당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 가운데 세 가지 대역이 동시 할당될 경우를 가정해 조사한 결과다.
이통 3사가 2.1㎓ 대역을 1순위로 꼽은 것은 할당받은 즉시 주파수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SK텔레콤과 KT는 현재 3G서비스용으로 쓰는 기존 2.1㎓ 대역이 급증하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며 추가 주파수를 요구했다. LG유플러스는 국제표준대역인 2.1㎓ 대역 주파수를 전혀 가지지 못해 시장 경쟁에서 불리하다며 해당 대역 할당을 주장했다.
복수대역 동시 할당이 이뤄지더라도 2.1㎓ 대역에 대한 전략은 변함없지만 나머지 대역에 대한 접근방식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
SK텔레콤은 모바일 트래픽 폭증으로 주파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어 모든 대역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으나 LG유플러스는 신규 주파수는 계속 필요하나 기타 대역의 선호도는 추이를 보며 판단하겠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복수대역 할당 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주파수 총량제, 참여신청 제한 등 경쟁정책 적용 여부에는 각 사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간 2.1㎓ 대역만 논의될 때는 특정 사업자 참여를 제한할 경우 논란의 소지가 있었지만 복수 대역 할당시에는 상대적으로 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전날 토론회에서 KISDI는 시장 경쟁이 왜곡되지 않도록 경쟁정책 적용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불필요한 ‘매집’과 꼭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은 구분돼야 한다며 인위적인 참여제한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KT와 LG유플러스는 공정경쟁과 소비자 이익을 감안해 반드시 대역별 총량제와 참여자격 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통 3사 관계자들은 “동시할당이 이뤄지면 감안해야 할 경우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새롭게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며 “2.1㎓ 대역을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복수 주파수 동시 할당시 통신사별 대응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