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단문메시지 서비스(SMS)의 무료화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KT, LG유플러스(U+),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4일 이통사들은 최 위원장의 발언이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만큼 실제로 SMS 무료화가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이통사에 대한 지나친 압박"이라는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최 위원장은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재의 이동통신사 수익구조, 초기 비용 회수 등을 볼 때 문자메시지를 무료로 해도 문제가 없다"는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의 주장에 "그 부분에 대해 실무자와 상당히 심도 있는 검토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사업자와 사전에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그렇다고 언질을 받은 적도 없다"며 "요금 인하 압력을 계속 가하면서 이제는 문자 서비스 매출까지 없애려고 하니 통신사업자는 망하라는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문자메시지 요금이 30원에서 20원으로 낮춰진 게 불과 2~3년 전 얘기인데 다시 무료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비용과 장비를 들여 SMS 서비스를 하고 있는 사업자에게 지나친 간섭을 하는 것"이라며 "방통위가 입으로는 규제 완화를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전에 없던 규제책으로 사업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톡 같은 앱이 문자를 무료로 서비스한다고 해서 줄곧 SMS 서비스를 하던 업체까지 무료화를 해야 한다면 무료 음성통화 앱이 있으니 이통사들이 음성통화도 무료화해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 게 없다"며 "반대로 우리가 SMS를 무료화한다면 무료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기업들은 모두 망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이통사의 관계자는 "전혀 논의가 없었던 상황이라서 갑자기 문자서비스 무료화 이야기를 듣고 당황해하고 있다"며 "실현 가능성이 낮은 무리한 요구인 만큼 방통위의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SMS 서비스로 이통사마다 매년 수천억원씩은 수입을 내고 있다"며 "SMS 무료화는 연간 수천억원씩의 수익을 그냥 내놓으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통 3사의 문자메시지 매출은 작년 기준으로 1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자 서비스 매출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한 이통사는 작년의 경우 전년 대비 1.3배가량 이 부분의 매출이 증가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망 투자나 4G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도 벅찬 상황인데 SMS가 무료화돼 몇천억씩 매출이 떨어지면 이 부분에서 힘이 달릴 수밖에 없다"며 "문자메시지 이용량이 증가 추세에 따ㅣ라 매출도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라서 우리 입장에서는 무료화하면 수입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SMS 무료화는 SMS 이용량을 급증시키는 결과를 낳고 그만큼 음성 이용량을 줄어들게 해 예상보다 더 큰 매출 감소를 낳을 것"이라며 "또 무료화로 스팸문자가 급증해 이를 처리하기 위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