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때문에 가장 기대되는 산업은 단연 전기자동차일 것이다. 요즘 들어 전기차가 향후 우리 생활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확신이 점점 강해진다. 소음과 매연은 가솔린차와 비교하면 거의 없고 연료비는 가솔린에 비하면 10% 수준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올해 100만대의 하이브리드형 전기차가 전 세계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에는 전세계 자동차 수요량 8300만대 중 5%인 400만대가 되고 앞으로 9년 후에는 전세계에 판매되는 자동차 5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된다는 전망이다.
전기차는 1900년대에 처음 개발돼 대중에게 소개됐으나 성능이 월등한 가솔린엔진과의 경쟁과 저렴한 석유유전들이 발굴되면서 1920년대 사장했고, 석유파동과 대기오염 문제가 부상하던 1970년대에는 배터리 기술부족으로 포기된 산업이다. 이후 1990년대에도 미국 시장에서 일부 소개했으나 역시 고가의 배터리 문제로 시장은 생기지 않았다.
현재 세계 각국은 환경문제와 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해법으로 전기차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초로 2015년까지 100만대 도입을 선언했다. 가솔린 자동차 산업에 뒤진 중국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단계를 건너 뛰어 2020년까지 순수 전기차 개발에만 1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100만대 전기차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고가의 2차전지 가격과 주행거리의 한계, 충전 인프라의 부족 그리고 기존 자동차 산업과 석유산업의 이해타산 관계 등이 풀어야할 숙제다.
미국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포함하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대당 최대 7500달러의 구매보조금 제도를 2015년까지 실시한다. 일본도 2020년까지 50만대의 전기차 보급과 대당 139만엔(약 18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각국의 전기차 도입제도와 지원책들은 초기의 고가배터리 비용을 경감해 주고, 배터리 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며 빠른 속도로 비용 절감을 스스로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용 2차전지 제조사에 따르면 2013년에는 2000㏄급 전기차를 구매하는데는 동급 가솔린차 대비 약1만5000달러 추가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가솔린 가격이 갤런 당 4달러이고, 연평균 2만㎞를 주행했을 경우, 4년이면 초기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정부의 초기 보조금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경우다.
이미 전기차는 자동차 산업의 대세임이 분명하다. 자동차의 동력이 가솔린엔진에서 2차전지로 바뀌면서 산업의 핵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주체 또한 바뀌는 큰 변화를 수용해야만 한다.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을 들어내고 차량가격의 55%~70%를 차지하는 리튬 2차전지가 자동차 산업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산업의 경계를 넘지 않는 일본 자동차 업계가 이번에는 2차전지의 개발과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한 2차전지의 내제화 전략을 펴고 있다. 르노삼성 자동차의 경우는 중간단계를 건너뛰고 순수전기차로 급격하게 시장을 열어가려고 한다.
배터리는 이미 전략적인 파트너와의 제휴가 완결된 것 같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내에 2차전지의 세계 최고의 실력과 기술을 가진 배터리업체를 2개나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LG화학과 SB리모티브이다. 향후 세계경제의 신성장산업이 될 것이 확실한 전기차의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다고 본다.
김광주 솔라앤에너지 대표 kenny@solarnenerg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