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호프만의 실리콘밸리 미래](12) 밸리는 지금 채용 전쟁 중

 루 호프만 / 호프만 에이전시 사장

 

 “어머님들, 아이들을 카우보이로 키우지 마세요. 기타에 손을 대거나 낡은 트럭을 몰게 하지도 마세요. 의사나 변호사, 그런 비슷한 사람이 되게 하세요.”

 이 구절은 유명한 가수 윌리 넬슨의 노래 ‘아이들을 카우보이로 키우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다. 만약 윌리가 오늘날 실리콘밸리를 주제로 노래가사를 다시 쓴다면 ‘의사나 변호사’를 ‘엔지니어와 과학자’로 바꿀 것이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 있는 IT 회사는 명문 대학인 스탠포드·버클리·MIT·카네기 멜론 등을 졸업하는 학생 중 가장 훌륭한 인재, 정말 유능한 엔지니어를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이렇게 유능한 엔지니어는 스포츠 스타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

 자세히 살펴보자면 이렇다. 이 젊고 유능한 엔지니어는 실로 엄청난 보상을 받는다. 돈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실리콘 밸리 회사는 이런 엔지니어에게 보수 외에 어떤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지 로버트라는 가상 인물의 하루 일과로 예를 들자.

 로버트는 주차장에 자기를 위해 마련된 지정 주차공간을 제공받고, 회사에 출근할 때 제스틴이라는 애완견을 데리고 출근한다. 회사는 로버트 일에 방해되지 않게 제스틴의 대소변을 관리해줄 도우미까지 고용한다. 그 도우미는 제스틴 뿐만 아니라 회사 내 이구아나까지 포함한 모든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돌봐준다. 로버트가 회사에 도착하면 사내 바리스타가 정확하게 57도로 데워진 밀크 라떼를 선사한다. (그는 표준보다 조금 낮은 온도로 데워진 라떼를 좋아한다)

 10시에 회사는 로버트의 새 집을 치우고 정리하며 심지어는 케이블을 설치하러 온 사람까지 맞아줄 도우미를 보내준다. 냉장고에 각종 식품들, 특히 저당분 식품을 좋아하는 로버트를 위해 러시아산 사과 등을 채워 넣는다. 오후1시쯤 돼서 배가 고파지면 로버트는 회사식당에서 전문 요리사가 준비한 연어를 곁들인 파스타를 먹는다. 당연히 양식장에서 길러진 연어로 만든 로버트 입맛에 딱 맞는 요리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회사 헤어샵에 잠깐 들러서 영화배우 멧 데이먼과 같은 스타일로 머리를 손질을 부탁한다. 그는 스트레스 레벨을 관리해주는 사람까지 따로 있다.

 이쯤 되면 아마 눈치챘을 것이다. 월급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회사는 최고의 인재를 얻기 위해 뭔가 근사하고 차별화된 장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인재를 끌어당기기 위해 이러한 복리후생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마치 1990년대 말 블루칩 버블과 같은 투기적 패턴이 유행했을 때처럼, 인재 채용을 위한 엄청난 복리후생에 투자하는 것 같다. 특히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에 관해서는 노동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 심플리하이어드닷컴 (SimplyHired.com)에 올라와 있는 일자리 십삼만개 중에서 40%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위한 자리다.

 구글은 올해 전세계에서 6200명의 새로운 직원을 고용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이 중 최소한 2000명은 실리콘밸리에서 일할 것이다. 페이스북은 실리콘밸리에 이미 1400명의 직원을 가지고 있으며 올 여름 3600명이 근무할 수 있는 새로운 사옥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트위터는 작년까지만 해도 단지 140명의 직원이 있었으나 지금은 3배로 늘었으며 2013년 중반까지 직원수가 3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건 단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실리콘밸리의 애플·HP·인텔·오라클 같은 큰 회사도 역시 재능 있는 엔지니어를 고용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텍사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 델도 밸리의 새로운 R&D 센터에 1500명 정도를 고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더불어 현재 성장하고 있는 벤처회사의 잠재적인 채용계획까지 그 수요를 더 한다면 실리콘밸리는 지금 채용 전쟁 중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모든 성공이 인재로 인해 비롯되고 완성되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기업 문화에 관한 자료를 공식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넷픽스(Netflix)의 CEO인 리드 하스팅스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1년에 퓨어 소프트웨어(Pure Software)라는 회사를 처음으로 설립했다. 회사에서는 정말로 이구아나가 사무실 복도를 기어 다녔다. 20년 전의 이런 파격적인 생각은 오늘날 실리콘밸리에선 아주 당연한, ‘표준 운영 절차’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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