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풍이 불어닥친 지난해부터 팬택은 특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7종을 출시, 100만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로 뛰어오르며 신흥강자로 급부상한 것. 올해 들어서도 3개월간 지난해 판매한 스마트폰의 60% 이상인 약 65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지난 2007년 미국 AT&T를 통해 윈도모바일 스마트폰을 출시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을 통해 퀄컴의 OS인 ‘브루모바일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폰 ‘팬택 크럭스(Crux)’를 출시했다. 또 지난해 말 일본 KDDI의 첫 번째 안드로이드 2.2버전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였다. 올해에는 북미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스마트폰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이 몰고 온 새로운 시장 환경 속에서 팬택이 두각을 나타내는 배경에는 획일화된 바 타입의 스마트폰 디자인에 팬택만의 감성 디자인을 입히고 그 속에 사용자경험디자인(UXD)을 추가한 것이 주효했다. 이를 위해 조직개편은 물론이고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피처폰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스마트폰에서 이어가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팬택은 자신만의 개성을 디자인에 담아 글로벌 경쟁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편집자주>
◇감성 디자인 업그레이드=팬택은 스마트폰 시대에 발맞춰 지난해 10월 조직개편을 단행해 ‘디자인실’을 마케팅본부로 흡수하고 ‘기술전략본부’를 신설했다.
다양한 디자인 아이디어보다는 브랜드·제품 전략에 맞춰 일관된 제품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브랜드 전략과 보다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디자인실을 마케팅본부 산하 조직으로 개편하고 글로벌기업들과의 기술 경쟁에 나서기 위해 선도 기술 확보 차원에서 최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선행 연구개발을 전담할 수 있는 조직인 선행개발실을 신설했다.
선행개발실 내 하부 조직인 선행소프트웨어개발팀은 스마트폰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증강현실(AR)·3D·클라우드컴퓨팅 등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을 선행 연구하고,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제품의 UX를 기획하고 디자인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다양한 풀터치폰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디자인을 스마트폰으로 이어가기 위해 UXD 조직을 새롭게 개편했다. 팬택 스마트폰의 UXD 포인트는 기존 피처폰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쉽게 넘어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가급적 피처폰의 익숙한 기능들을 스마트폰에서도 제공해 초보 사용자들의 거부감을 낮추는 것을 전체 방향으로 삼았다.
팬택은 △트렌드 리딩(Trend Leading) UX △다이내믹 이모션(Dynamic Emotion) △커스터마이즈드 UI(Customized UI) 3대 핵심요소를 바탕으로 외부 앱을 통해 고객이 매번 복잡한 경험을 하기보다 모든 서비스를 편리하게 통합할 수 있는 UXD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업체들과의 제휴로 팬택만의 색깔을 입혀 궁극적으로 오픈마켓에서 유통되는 앱보다 차별적 우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간결하고 깨끗하게=팬택은 자사 디자인의 핵심인 ‘선이 살아 있는 간결한 형상과 지적이고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 전략 ‘스타일리시 이노베이션(Stylish Innovation)’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를 통해 전체적으로는 세련된 고급스러움을 살리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대형 화면이지만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콤팩트한 크기 구현과 손목에 부담이 적은 가벼운 무게 실현 등으로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구현해 사용성을 높이고 있다.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손에 닿는 촉감 등 사람과의 감성적 어울림을 중시하고 있으며, 그립감을 최상으로 하기 위해 후면부를 손바닥 안쪽 면의 굴곡과 일치하도록 설계하는 한편, 한국인의 평균 엄지손가락 길이가 6㎝인 것을 감안해 쥐고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인체공학적으로 만들고 있다.
해외 시장, 특히 북미 시장에서 팬택은 시장 차별화된 디자인 폼팩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기하학의 매끈하면서도 단순한 형태미를 강조하는 ‘지오메트릭스 심플렉스(Geometrics Simplex)’를 디자인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북미 시장 주요 타깃 소비자 성향에 맞춰 더욱 보편적인 감성의 부드러운 곡선을 주로 사용해 상대적으로 세련미보다는 소비자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미지 개발에 중심을 두고 있다.
◇컬러·소리 차별화 집중=팬택은 디자인실에 컬러만 연구하는 팀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다양한 컬러를 통한 고객층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컬러 연구는 일찌감치 시작됐다.
지난 1999년 6월 블랙 일변도의 휴대폰 시장에 국내 처음으로 아이보리 화이트 색깔을 도입한 스카이 휴대폰을 선보면서 화이트 휴대폰 시대를 열었다.
2006년 7월에는 핑크 컬러를 적용한 휴대폰을 내놓고 2008년에는 화이트·블루·핑크·블랙 네 가지 색상이 적용된 휴대폰을 동시 출시했다. 스마트폰에서도 앞뒤 면 모두 화이트를 적용한 모델과 핑크 스마트폰을 꾸준히 출시하며 컬러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시한 8종의 스마트폰은 모두 모델별로 세 가지 색상이 있다.
모바일 사운드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휴대폰 시장의 중심축이 이동되면서 휴대폰의 모든 면에서 국내와 해외 공용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팬택의 사운드 영역 역시 이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팬택은 지속적으로 국가별 특성을 파악하고 사회·문화적 환경을 고려해 현지 소비자들의 공감대를 얻는 사운드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