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업계에 ‘이산화탄소(CO₂) 효자만들기’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저탄소 시대 향후 골칫거리로 남게 될 화력발전소의 CO₂ 배출을 줄이고 온실가스 주범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이제 배출량 저감을 넘어 CO₂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모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재활용 CO₂로 신시장 창출=CO₂ 재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발전사가 한국남부발전이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캐나다 맨트라·KC코트렐과 협약을 맺고 CO₂를 이용한 개미산 제조기술 개발에 나선데 이어, 최근에는 미세조류 연구기관인 엔엘피와 손잡고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배수와 CO₂를 활용해 미세조류를 배양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세조류는 화장품 원료와 의약품, 건강식품, 동식물 사료, 바이오연료 원재료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용도 생물이다. 미세조류 100톤을 생산할 때 CO₂ 180톤이 소비된다. 특히 필수영양소인 CO₂를 발전소로부터 공급받는 미세조류는 성장속도가 30% 이상 빠르다.
협력회사인 엔엘피가 현재 미세조류를 바이오연료로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CO₂는 다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CO₂ 처리 수출사업으로 육성=CO₂ 처리기술 자체를 수출사업으로 육성하는 곳도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0.1㎿급 화력설비에서 습식 CO₂ 포집설비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전전력연구원이 개발한 습식 알칸올아민 CO₂ 흡수제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의 관련 데이터와 공정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10㎿급 플랜트 착공에 나서는 등 프로젝트의 규모를 조금씩 키우고 있다. 중부발전·한전전력연구원·한국전력기술 등은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국내 습식 CO₂ 감축기술을 이용한 실증플랜트의 해외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형평 중부발전 발전처 차장은 “온실가스 감축 차원에서 탄소처리는 발전사들이 꼭 해야 하는 일이지만 이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중부발전도 2014년경에 100~300㎿ CO₂ 포집 실증플랜트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DM사업으로 수익 창출=온실가스 감축성과를 인정받아 국제적으로 배출권을 거래하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은 발전회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염두에 두고 있는 CO₂ 수익모델이다. 그 중 2008년 초초임계압(USC) 기술을 적용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대상사업으로 등록한 한국동서발전의 당진화력은 대표적인 사례다.
USC 기술은 246㎏/㎠ 이상의 증기 압력과 593℃ 이상의 증기온도로 에너지효율을 높인 발전기술로 5년간 약 50만톤의 CO₂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당진화력은 2008년 1차연도 사업에 7만4721톤, 지난해 3차연도 사업에 5만8502톤의 CO₂ 감축실적을 인정받았다. 금액으로 따지면 모두 합쳐 6억4000만원 수준이다.
동서발전은 향후 감축실적이 정부구매 대상이 될 경우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와 경제성 검토후 보유 및 구매요청을 결정할 계획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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