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미군이 전쟁터나 지휘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될 스마트폰은 과연 무엇이 될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아르 테크니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주요 인터넷 매체들은 미군이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군 내부 인사들의 아이폰 사랑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고 전략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미군이 공식적으로 스마트폰 보급 계획을 발표한 것은 없지만 미군은 앞으로 전장이나 지휘소 등에 스마트폰을 보급하면 전략적인 차원에서 전쟁수행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이 스마트폰을 보급하기 위해선 완벽한 보안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전쟁터라는 아주 열악한 통신 상황을 고려해야만 한다.
현재 미군의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는 ‘MITRE’라는 테크놀로지 분야 비영리 조직이 담당하고 있다. ‘MITRE’는 석박사급 인력등 7천여명의 고급 엔지니어 인력을 보유한 테크놀로지 전문 조직으로 알려졌는데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미군의 관리하에 진행 중이라고 한다.
‘MITRE’는 미군이 사용하게 될 안드로이드폰의 프로토타입 개발을 거의 완료, 현재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군이 공식 사용할 안드로이드폰에는 ‘합동 전투지휘 플랫폼(the Joint Battle Command-Platform)’이름이 붙여져 있다. 이 제품의 무게는 2파운드 정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웨어러블 컴퓨터인 ‘넷워리어’가 12~15파운드인 점을 감안하면 아주 가볍다.
미군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안드로이드폰 프로토타입은 미군이 소유한 ’모바일 및 휴대형 컴퓨팅 환경(Mobile /Handheld Computing Environment)‘이라는 프레임워크 기반 하에 만들어졌으며, 군사용 앱의 개발자가 누구이든지 간에 기존에 미군에서 사용중인 군사명령통제시스템과 상호 운영성을 보장하고, ’끊김없는‘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한다.
MITRE와 미군은 7월경 이 제품의 개발 키트를 발표할 예정인데, 이 키트에는 ’블루 포스 트랙킹(아군 및 적군의 위치 추적 등 기능), 긴급 호출(의료 헬기 호출, 긴급 구조요청 등), 전장 상황 보고 등 기능을 담을 예정이다.
이번 미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선택으로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해온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간 경쟁에서 일단 안드로이드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3월 미군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상에서 아군과 적들의 위치를 지도상에서 추적하는 애플리케이션 등에 관한 콘테스트를 갖기도 했다.
당시 ‘텍스트론시스템’이란 업체는 아군과 미군의 위치정보를 추적, 지도상에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솔져 아이스(SoldierEyes)’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솔져 아이스’는 AR(증강현실)기술과 전방 주시 카메라를 장착한 헬멧을 채용, 전방 상황을 확인할 수도 있다.
‘레이시온’이라는 업체 역시 터치 스크린 방식 안드로이드폰에 ‘RATS’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해 운용 테스트를 했는데, 이 앱은 3G망을 통해 컴퓨터에 연결되고 병사들에게 아군과 적군의 위치정보와 식별정보 등을 제공한다.
앞으로 다양한 군사용 앱들이 스마트폰 환경에서 개발될 것으로 보여 업체들의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미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선택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은 군사용 통신 수단으로 스마트폰과 앱을 공급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