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국제과학벨트) 조성 및 지원 특별 법안’이 공식 발효되면서 지역 자치단체간 유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의 국제과학벨트 계획은 당초 세종시로 행정수도 기능이 이전되지 않을 경우, 이를 대체해 도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과학비즈니스벨트 개념의 기초과학육성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행정수도 기능이 당초의 원안대로 세종시에 들어서도록 결정됨에 따라 국제과학벨트가 꼭 세종시에 설립되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명분은 사라져 버리게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여러 지자체가 앞다퉈 국제과학벨트 유치에 적극 나서게 된 주요한 이유가 되었으며 국제과학벨트가 반드시 세종시에 들어서야 한다는 논리가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국제과학벨트의 성공의 전제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의 국제과학벨트 기본계획이 변경된 후 시행되어야 한다. 당초 세종시 공백을 메우기 위한 개념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국가적 차원의 기초과학 육성과 발전을 위한 개념으로 계획의 틀을 기본적으로 바꾼 후 시행되어야 한다.
둘째, 국제과학벨트의 설립 목적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즉 특정지역에 한시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계획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원대한 기초과학 육성의지를 제대로 담은 내용으로 변경되어야 한다. 특히, 기초과학분야에서 노벨상 수상 수준의 연구결과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세계적 연구경쟁력 확보를 전제로 해야 하며, 앞으로의 국가균형발전과 지역별 특성이 감안된 기초과학육성계획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재정리되어야 당사자라 할 수 있는 과학계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국민들도 이에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과학벨트 내에 들어서는 기초과학연구원은 기존의 많은 정부출연기초연구소나 정부지원 대학기초과학연구소와는 획기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운영되고 지원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전 국민이 염원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확고한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원기 / 포스텍 연구기획팀장 wgkim@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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