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프라 카츠 오라클 공동 사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맡는다. 좀처럼 앞으로 나서지 않는 오라클의 숨은 전천후 출격기였던 카츠가 공동 사장인 마크 허드를 딛고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오라클은 제프 엡스타인 CFO가 사임했다고 밝혔다.
2008년 9월 오라클에 합류한 엡스타인은 재무 운영뿐만 아니라 투자 관계까지 관장했으나 2년 8개월여만에 회사를 떠났다. 오라클 역대 CFO 가운데 가장 짧게 일했다.
CFO 자리는 사프라 카츠가 곧바로 승계했다. 카츠는 2004년부터 오라클 사장으로 일했고, 2005년 11월부터 엡스타인이 입사하기 전까지 재무 책임자 역할을 함께 맡기도 했다.
카츠가 공동 사장이자 명실상부한 CFO까지 맡으면서 HP에서 건너온 마크 허드 사장의 입지가 약해질 전망이다. 허드는 HP 최고경영자(CEO)였으나 하청 거래업체의 사장에게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하고, 비용 관련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지고 물러난 뒤 지난해 9월 찰스 필립스 오라클 공동 사장이 비운 자리를 꿰찼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결과였다.
10년간 CFO를 맡은 뒤 오라클 회장이 된 제프리 헨리의 사례처럼 사프라 카츠의 전도가 한층 밝아졌다. 오라클 측은 엡스타인의 퇴사 이유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엡스타인도 묵묵부답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