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시한폭탄 초침`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인수 시한폭탄 초침만 바라보며 떨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열리는 정례회의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에 대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처리방향을 결정하겠다”며 “구체적인 처리 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26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18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대주주 적격성 판정에 대해 “아직 금융위원회와 협의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인수 승인이 먼저 나올 수 있는가란 질문에도 “실무자들이 검토한 내용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로써 이달 내 판정이 나길 기대했던 하나금융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별도 승인을 기다리던 자회사 편입 승인건도 대주주 적격성 판정 때까지는 미뤄질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돼 조바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법원이 론스타의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해 최종 판결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 금융위원회가 다음 달에도 론스타에 대한 적격성 판정을 내릴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적격성 판정이 내려지더라도 그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5월에도 적격성 판정과 승인이 나지 않으면 하나금융은 계약상 600억원 이상의 지연 배상금을 물어야하고 5월이 지나면 론스타는 지분 매각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도 있다.

 권 원장은 이날 은행장들에게 사업성이 양호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과 일시적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건설사에 대해서는 기존 채권의 만기연장과 신규자금을 원활하게 제공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은행이 전업계 카드사에 비해 과중한 유동성 규제를 받아 감독 차이가 발생한다는 하영구 씨티은행장의 지적에 대해 권 원장은 “검토해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또 권 원장은 “은행경영평가의 부실예측 능력을 높이기 위해 현행 5등급 체계를 15단계로 세분화하고, 올해 안에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4개 은행에 파일럿테스트를 진행한 뒤 내년부터 전 은행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캐피탈, 농협 사태를 거론하며 권 원장은 “금융회사의 정보기술(IT) 의존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 금융회사의 IT 보안사고는 금융권 전반의 보안 강화와 위기대응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며 일부 성과적인 측면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계열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결정 이전에 대규모 인출 사건이 터진 것과 관련, 당국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이날 금융감독원을 방문한 국회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에게 권혁세 금감원장은 “불법으로 인출된 예금의 환수를 법률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