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메디슨 창조력 조성에 집중해야한다.

 메디슨은 최근 경기도에 위치한 삼성생명 용인 연수원에서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메디슨을 인수한 지 50여일만이다. 비전 선포식 장소를 홍천 사업장이 아닌 삼성생명 용인 연수원으로 선택한 것은 메디슨이 삼성 계열사에 공식 편입됐음을 대외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 용인연수원은 삼성그룹 임직원 또는 그룹사들이 주요 행사를 단체로 자주 여는 단골 장소로 손꼽힌다.

 메디슨은 이를 계기로 글로벌 일류 의료기기 기업으로 도약하기로 다짐했다. 메디슨의 기술력과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능력을 접목, 메디슨은 삼성그룹의 신성장 동력의 한 축을 맡기로 했다고 한다.

 메디슨은 창업 이후 지난 16년 동안 대외에 국내 의료기기 산업을 대표하는 주자로 인정받아왔다. 물론 부도 사태 이후 노사 갈등과 기업 신용도 하락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탁월한 창조력과 우수한 기술력 덕분에 이러한 대표 브랜드 이미지를 이제껏 유지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 점을 눈여겨 보고 인수합병했다. GE, 필립스, 지멘스, 도시바 등 글로벌 경쟁 기업들이 모두 헬스케어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 입장에서 향후 메디슨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이 간과해선 안 될 점이 있다. 삼성이 이제껏 관습대로 해온 ‘관리의 삼성’이란 기업 DNA를 메디슨에 무조건 강요하면 자칫 현재 갖고 있는 창조력을 상실할 수 있다. 실제 메디슨이 ‘관리의 삼성’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후문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신기술을 재빨리 성공적으로 쫒아가는 ‘패스트 팔로우’가 아닌 애플의 아이폰처럼 아이콘을 내놓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메디슨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삼성은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