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베이비부머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역동적 역사를 대변한다. 1970~1980년대 고속성장을 이끌었으며 산업현장에서 흘린 땀으로 1960년대에 비해 무려 200배가 넘는 국민소득을 일궈냈다. 경제성장의 과실을 누리면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소비문화를 창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베이비부머가 이제 산업현장을 떠나 은퇴기에 접어들었다. 약 10년 후에는 노인인구로 편입되는 상황에서 노동력 감소와 부족한 노후준비는 우울한 전망을 낳고 있다.

 2009년 기준 현대경제연구소는 정년 대상자를 311만명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10년간 순차적으로 퇴직하면 매년 30만명씩 퇴직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50만명 수준으로 1년에 17만명씩 퇴직할 것으로 예상했다.

 거시적으로 이들이 은퇴하면서 노동시장, 자산시장, 국가재정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고 노동시장에서는 동시 은퇴로 숙련된 기술 등 노동력 부재를 가져올 것이다.

 베이비부머 개인적으로는 자녀양육과 부모부양의 부담이 양존하는 상황에서 연금수령 시점보다 빨리 일자리에서 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은퇴 이후 생활에 대한 사적준비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베이비붐 세대 중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다층적 보장구조를 준비한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들이 축적한 자산의 80% 가까이는 부동산이어서 자산가치 하락과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베이비부머의 문제는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베이붐 세대가 가지는 잠재력에 주목하면서 당사자 및 사회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이들 거대한 인구집단이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소중한 사회적 자원이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 또한 존재한다.

 이러한 낙관적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베이비부머의 잠재성을 사장시키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또 기업에서도 베이비부머 세대의 역량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것이다.

 IT업계도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에 대비한 제품 개발과 이 세대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노하우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다.

 경제정책부 차장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