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 없이 배터리에 에너지를 채워 넣는 ‘무선충전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면도기나 전동칫솔 등 소형가전에 일부 적용되던 무선충전이 기술 발전으로 휴대폰과 노트북은 물론 자동차까지 응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는 미국의 신생 기업인 와이트리시티와 손잡고 플러그 없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 기술은 차고 바닥에 충전기를 내장시킨 후 전기차에는 특별한 수신기를 달아 무선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 골자다.
무선충전은 그동안 전송하는 에너지양의 한계 때문에 소형 가전에만 일부 사용돼 왔다. 하지만 와이트리시티의 무선 시스템은 3300와트(W) 이상의 전원 공급이 가능해 자동차도 충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유선 충전기와 동일한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며 “코드가 필요치 않고 무선 충전 장치 위에 주차만 하면 된다”고 전했다.
무선충전의 최초 원리는 19세기 니콜라 테슬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인 상품화는 최근 1~2년 사이에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교류전압을 변환하는 변압기(트랜스포머)에 적용되는 전자 상호 유도 원리를 이용해 간접 충전하는 방식이다.
특히 휴대폰 분야에 대한 적용이 활기를 띠면서 LG전자는 지난달 미국에 스마트폰용 무선 충전 패드를 출시했으며 와이즈파워는 아이폰4용 무선 충전기를 내놓았다. 해외에선 에너자이저·파워매트·듀라셀 등에서도 유사한 개념의 상품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무선충전기술은 조만간 노트북 등 중형 전기 제품에도 적용을 앞두고 있다. 무선충전 관련 표준 단체인 세계무선충전컨소시엄(WPC)은 올초 ‘MPWG’라는 소그룹을 만들어 120W 이하 전원 공급이 가능한 무선충전 기술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이 단체가 만든 표준은 5W 이하 휴대형 제품이 대상이었으며, 120W 제정은 연내 목표하고 있다.
국내 유일 WPC 정규 회원사인 박천희 한림포스텍 상무는 “120W는 노트북, 전기 공구 등도 충전할 수 있는 용량”이라며 “표준이 제정되면 생활은 물론 산업계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충전 기술은 시장성이 밝다. 시장조사 업체인 아이서플라이는 무선충전기술 시장 규모를 2013년 약 20조원, 2018년 약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