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리만 요란한 소셜플랫폼 정책은 곤란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어제 방송통신위원회가 심의 안건으로 올린 ‘소셜플랫폼 기반의 소통·창의·신뢰 네트워크 사회 구현전략’을 의결했다. 날로 증대하는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을 생산적으로 활용해 국가 성장을 견인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국가·사회 소셜 커뮤니케이션 기반을 강화하고, 소셜 이코노미 생태계를 조성하며, 소셜 트러스트(Trust) 기반 이용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중점 추진 과제도 마련했다.

 전략이 제시한 비전이 큰 탓인지 모호한 과제가 많았는데, 실무 책임자는 이를 “나를 중심으로 하는 정보화 전략”이라고 풀어냈다. 그는 “기존 국가 정보화 전략이 ‘기계적 디지털화’였다면, 이 전략은 SNS를 활용해 정보화 작업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중요한 정책이어서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렸는데, 이게 “국가정보화 기본 전략의 대전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전략의 실체는 무엇일까. 먼저 언제까지 얼마를 들여 무엇을 할지가 분명하지 않다. 중앙행정기관이 과제 달성 시점과 대략의 예산을 제시하지 않은 전략을 짜는 것은 매우 드물다. 앞으로 교육과학기술부·국방부·행정안전부·지식경제부·보건복지가족부에 항목별로 ‘세부 계획 수립 추진반’을 만들기로 했다니 준비된 게 거의 없다. 관련 부처별로 기존 정보화 예산을 돌려쓸지, 아예 새로 마련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정부 ‘지원’을 둘러싼 이해도 혼란스럽다. SNS 이용자 보호 규제를 정비하는 정도의 소극적 지원을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산업 발전 촉진처럼 적극적인 실무자도 있다. 정부 부처 간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빈 수레가 요란하지 않던가. 속이 빈 정책은 시장과 산업에 혼선만 초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