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2 판매가 지난달 29일 KT와 SK텔레콤을 통해 동시에 진행됐다. KT는 오전 10시, SK텔레콤은 1시간 앞선 9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이들 통신사들의 아이패드2 판매에 대한 홍보는 대조적이었다.
KT는 적극적인 반면 SK텔레콤은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됐기 때문.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9일 온라인에서도 아이패드2를 판매한지 17분만에 준비했던 물량이 품절됐고 동시접속자 수도 최대 1300명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사전에 KT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패드2 론칭행사에 당첨된 사람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그러나 별다른 행사는 물론 언론 홍보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같은 날 선보인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SK텔레콤에 따르면 예약판매를 시작한 25일부터 나흘 동안 예약가입자가 16만명 이상 몰렸다.
이는 1분에 약 33명이 신청한 셈으로 출시 6일 만에 10만명이 가입한 갤럭시S의 판매 속도를 뛰어넘는 추세다.
SK텔레콤은 당시 29일과 30일 6만명의 예약 가입자가 갤럭시S 2를 개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T는 갤럭시S2의 예약 가입 현황에 대해 언급조차 안했다.
이처럼 KT는 아이패드2에 SK텔레콤은 갤럭시S2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각 사의 망 상품 특성 때문으로 풀이했다.
아이패드2는 음성통화 기능이 없고 데이터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와이파이가 많은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KT에게 아이패드2 출시는 3세대 통신망인 WCDMA과 5만5000곳 이상의 와이파이존, 전국 82개 도시에 구축한 와이브로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표현명 KT 사장이 지난 29일 아이패드2 론칭 행사에서 "태블릿PC 시대는 네트워크를 선택해서 쓰는 시대여서 KT에 유리하다"며 "3W(WCDMA, 와이파이, 와이브로)를 모두 지원하는 태블릿도 6월 출시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SK텔레콤은 연말가지 6만2000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KT와 비교하면 데이터 용량에서 적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이 갤럭시S2를 집중 홍보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SK텔레콤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에서 WCDMA, 와이파이, 와이브로의 데이터 품질이 경쟁사보다 좋다는 것이 나타났다.
SK텔레콤은 갤럭시S2의 예약가입자 중 기기변경 신청자가 전체의 69%를 차지한다면서 "오랜 기간 최고의 품질을 유지한 SK텔레콤의 음성통화와 데이터망을 보고 고객이 되돌아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망의 규모나 질도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이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이른바 `SS 동맹`은 깨졌지만 갤럭시S로 재미를 봤고 고객들 간에서도 `SKT=갤럭시`라는 이미지가 정착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KT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이폰 시리즈는 KT`라는 인식이 각인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