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등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에게 MVNO는 양면의 동전과 같다. 협력 관계를 맺은 MVNO 사업자를 통해 타 사의 고객을 유치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에 MVNO 사업자에게 자사 고객을 넘겨주는 기분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
그런 점에서 최근 MVNO 시장에서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은 1, 2위 이동통신사업자 SK텔레콤과 KT의 자회사 SK텔링크와 케이티스의 움직임이다.
얼핏 MVNO 사업과는 무관해 보이는 이들 두 회사는 최근 MVNO 사업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제전화, 위성DMB 사업을 벌이는 SK텔링크는 이달 초 별정 4호 자격을 취득했다. 종합 마케팅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케이티스는 이에 앞서 지난 3월 별정 4호 자격을 얻었다.
모양새를 보면 1, 2위 이동통신사업자가 자회사를 통해 MVNO 시장에서도 격돌하는 셈이다.
이미 비상설 조직으로 MVNO사업단을 구성한 SK텔링크는 MVNO 의무제공사업자인 모회사 SK텔레콤을 통해 망 임대차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SK텔링크는 오는 7월께 상용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티스도 본격적인 사업 준비를 위해 최근 MVNO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케이티스는 ‘3개월 프로젝트’를 통해 6월께까지 구체적인 MVNO 사업 전략과 서비스 일정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구체적인 MVNO 사업 전략과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가늠하기 힘들지만 모회사를 통해 많은 노하우를 전해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들이 한 차원 발전된 새로운 형태의 MVNO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면 국내 MVNO 시장이 성장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대기업 계열사라는 특성상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MVNO 시장 초기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다만 이들로 인해 중소기업 위주인 신규 사업자가 MVNO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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