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찾아오는 중국발 불청객 ‘황사’가 잊지 않고 우리 곁을 또 찾아왔다. 황사가 심했던 지난 1일과 2일에는 ‘황사’ ‘기상청’ 등 관련 키워드가 네이버 인기검색어 목록에 올라왔고, 인터넷을 통해 위성사진을 직접 확인하고 기상특보와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네티즌도 많았다.
기상청은 1일 오전 백령도 등 서해5도를 시작으로 충청, 호남, 제주도와 대구, 경북 지역에 황사주의보를 발령했고, 오후에는 서울과 경기, 강원도에도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전국이 황사 영향권에 들었다. 1일 오후 6시 서해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1제곱미터당 610 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에 달했다.
황사는 중국이나 몽고 등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있는 고비사막, 타클라마칸 사막과 황하 상류지대의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3000~5000m 상공으로 올라가 초속 30m의 편서풍과 제트기류를 타고 2~3일 동안 한반도와 일본 등지까지 날아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황사의 주성분은 규소, 카드뮴, 알루미늄, 납, 구리 등으로, 알갱이의 크기는 1~10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까지 다양하다. 황사 기간 중 한 사람이 흡입하는 먼지의 양은 평상시의 3배에 이르고 금속성분도 최대 10배가량 많아진다.
특히 미세먼지와 함께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유해물질이 함께 날아오고 먼지가 인체의 호흡기관으로 깊숙이 침투하기 때문에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거나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 안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할 경우 인체뿐 아니라 항공기나 자동차 등 기계장치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태양을 차단하고 먼지가 기공을 막아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지만 혹시 외출했을 경우에는 노약자의 경우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온몸을 감싸고 외출 후에도 식염수나 인공눈물로 눈을 씻고 목욕 후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황사가 봄에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발원지역에서 겨우내 건조해진 토양이 녹으면서 부서져 모래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름이나 가을에는 비와 식물의 뿌리가 먼지가 날리는 것을 감소시켜 주고 북태평양고기압이 형성돼 남풍이 불기 때문에 유독 봄에 황사현상이 심하다.
황사 피해는 날로 심해 지고 있다. 1980년대에는 서울 지역의 황사 관측일수가 연평균 3.9일에 불과했으나 1990년대 들어서는 7.7일, 2000년대 들어서는 12.2일로 점점 늘어났다. 기상청은 5월 한 달 간은 간헐적으로 황사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해무익할 것 같은 황사가 주는 순기능도 일부 있다. 황사는 황산염, 질산염 같은 중금속이 염기성을 띠므로 산성인 우리나라의 토양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 플랑크톤에 무기염류를 제공해 생물학적인 생산성을 증대시키기도 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