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이 충만한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비롯해 부부의날 등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념일이 많다. 결혼을 앞둔 양가 상견례나 은사를 뵙고 식사를 대접하는 스승의 날 등 격식을 차려야 하는 행사도 잦다.
이렇듯 소중하고 어려운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라면 격식과 품위도 지키면서 다양한 이들의 입맛까지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갖게 된다. 이럴 때 한국인에게 한정식만큼 딱 들어맞는 메뉴도 흔치 않다.
한정식은 전통적으로 한 상에 모든 음식을 차려내는 공간 전개형 상차림인 한식의 단점을 보완해, 시간 전개형으로 전통 반상 차림을 변형시킨 것이다. 한 상에 차려내어 음식이 식거나 미처 맛보지 못하는 음식을 버리는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이번 회에는 윙스푼이 맛집 정보를 제공하는 지역별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대표적 한정식 맛집을 소개한다.
서울 지역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산에 나물(서울 종로구 팔판동, 02-732-2542)은 다양한 나물을 재료로 한 한식 코스를 선보이는 곳이다. 조미료는 물론이고 파, 마늘 같은 향신채도 쓰지 않고 온전히 다양한 나물 고유의 맛을 살려내 한 끼 식사만으로도 건강을 되찾을 듯한 개운하고 정갈한 느낌을 준다.
경기지역 대표 한정식집 안(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031-908-9889)은 맛을 돋워주는 분위기와 전망 덕에 더욱 인기가 높은 곳이다. 고양아람누리 안에 있어 식사 후 공연이나 산책을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진미정(부산 수영구 광안동, 051-751-5534)은 천연재료만을 사용하는 한식 전문점이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음식의 색도 채소의 색으로 낼 정도로 자연주의 음식을 지향한다. 그만큼 먹고 난 후에도 속이 편안하다. 조용하고 차분하며 친근한 가정집 분위기이다. 명선헌(광주 동구 지산동, 062-228-2942)은 남도 최고의 김치 명인으로 인정받는 최인순 대표의 보쌈김치를 맛볼 수 있는 한정식 집이다. 젓갈이 강한 전라도 맛이 아닌 의외로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낸다.
대나무통밥 맛정식(대전 서구 만년동, 042-488-6951)은 대나무향이 베인 찰진 밥과 함께 한정식을 제공한다. 별도의 룸이 없고 늘 손님이 많아 한정식 집으로는 다소 붐비는 분위기라 편안한 지인들과 방문하면 좋을 곳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