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 핵심소재 기업들이 음극재·전해질·양극활물질 등 전 분야에 걸쳐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2차전지 업계가 세계 선두권으로 급부상하면서 후방 산업군인 소재 기업들이 신규 설비 구축 및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계열 종합 내화물 업체인 포스코켐텍은 오는 12일 충남 연기군서 음극재 생산공장 착공식을 갖고 본격 건설에 들어간다. 올해 총 193억원이 투입되는 연기 공장은 오는 10월 가동이 목표다. 연산 2400톤 규모로 추후 시장 상황을 감안해 생산량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 시장에서 음극재는 내재화율이 고작 0.1% 수준으로 현재 거의 전량 히타치 등 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2차전지의 필수 소재다. 대규모 양산 설비를 구축하기는 포스코가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전수호 포스코켐텍 공장장은 “연기 공장을 통해 오는 2015년까지 국내 음극재 시장의 40%를 차지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전해질 생산 업체인 후성은 올해 울산 공장에 454억원을 투자, 제조 능력을 두 배로 키우고 있다. 2차전지 4대 핵심소재는 양극활물질, 음극활물질, 분리막, 전해액이다. 후성은 이중 전해액을 만드는데 필요한 전해질 ‘LiPF6’를 국내 유일하게 제조하고 있는 곳이다. 후성 측은 “9월까지 현재 연산 1000톤의 생산능력을 2000톤으로 증설할 것”이라며 “글로벌 톱 메이커 도약을 위한 선행 투자”라고 강조했다.
양극활물질 생산 업체인 엘앤에프는 지난해부터 96억원을 투입한 대구 2공장 증설을 최근 완료해 생산 능력을 확대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의 사업 호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파낙스이텍은 160억원을 투입, 충남 논산 제2일반산업단지에 오는 3분기 완공 예정으로 전해액 2공장을 짓고 있으며, GS칼텍스는 연말까지 구미에 연산 2000톤 규모의 음극재 공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영준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확산과 동시에 전기차 양산이 본격 개시되면서 핵심 부품인 2차전지 수요, 그리고 이에 따른 핵심 소재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며 “특히 수입에 의존해온 음극재의 국내 양산은 국가 경제뿐 아니라 공급 안정화 차원 측면서 큰 효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리튬이온 2차전지의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110억달러에 이르고 오는 2020년에는 750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24%씩 고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는 삼성SDI·LG화학·산요의 3강 중심으로 주도권 다툼이 펼쳐지고 있으며 중형 배터리 시장에서는 글로벌 거점 진출 및 수주선점 경쟁이 진행 중이다.
리튬이온 2차전지 최대 수요처로 부상 중인 전기자동차는 올해 400억달러에서 2020년 3000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25%씩의 성장이 기대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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