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통 가입비 논란 이참에 매듭을

 ‘가계 통신비 20% 인하’ 공약을 지키려는 정부의 발걸음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방송통신위원회·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가 여러 이동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마련해 사업자 수용 가능성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시선은 가입비와 기본료에 쏠렸다. 요금 인하 체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가입비가 사라지면 SK텔레콤을 선택하는 소비자마다 3만9600원씩 절약할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 고객은 각각 2만4000원, 3만원씩이다. 가입비 면제나 인하는 값싸고 품질이 좋은 이동통신서비스를 찾아가는 번호이동을 촉진한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이나 KT를 선택했다가 3년 안에 자사로 되돌아오는 소비자에게 재가입비를 받지 않는 이유다. LG유플러스로 이용자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 SK텔레콤과 KT는 고객을 묶어두려 재가입비를 받는다. 이 같은 구조는 ‘가입비가 줄면 새 고객이 늘어 궁극적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흐름’에서 비롯됐다. 규제 당국이 가입비에 주목한 까닭이다. 내릴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기본료는 소비자가 이동통신사업자의 망에 ‘접속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으로 볼 수 있다. 통화 대기 요금인 셈이다. 사업자는 설비 관련 비용인 데다 매출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기본료 인하에 예민하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가입비·기본료 구조와 함께 이동통신 3사의 이익 규모에 주목했다. 3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조2000억원대에 이르렀고, 지난해에도 4조7400억원에 달할 정도니 “요금을 인하할 만하다”는 것이다. 사업자들은 “망 투자가 어려워진다”며 크게 반발했다.

 가입비와 기본료는 늘 이동통신요금 인하 공방의 아킬레스건이었다. 명확한 입장 정리가 되지 않으면 이후에도 똑같은 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 참에 확실한 매듭을 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