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ED가 올해 조명 시장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그동안 고속 성장을 견인해왔던 백라이트유닛(BLU)용 LED 시장이 지난해말부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당장 비상이 걸린 올해 실적을 만회하는 동시에, 조명 시장을 조기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LED(대표 김재권 사장)은 9일부터 홈플러스·롯데마트·전자랜드 등 주요 유통점에 일반 소비자용 보급형 LED 조명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신규 입점하는 LED 조명은 60와트 백열등 대체용으로 소비자가 1만8900원의 실속형 제품이다. 동급 LED 조명의 종전 가격은 3만원 정도였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수준이다. 삼성LED는 이들 유통점의 주요 매장에 초도 물량을 납품한뒤 하반기에는 전국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LED는 지난해부터 이마트와 삼성 디지털프라자에도 소비자용 LED 조명을 납품해왔다.
삼성LED가 조명 가격을 1만원대까지 낮출 수 있었던 것은 독자적인 칩온보드(COB) 기술로 멀티칩 LED를 적용하는 한편, 자체 회로 설계를 통해 공정 단순화와 생산성 향상, 재료비 절감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이번 1만원대 LED 조명의 소비전력은 7.2와트, 수명은 2만5000시간에 달한다. 백열등에 비해 광량은 같지만 전력소비는 9분의1 수준이고, 수명은 25배 이상 길다. 또 백열전구, 컴팩트 형광등(전구타입 형광등)과 소켓이 같아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쓸 수 있다.
특히 삼성LED는 이번 보급형 조명의 유통점 확대 보급을 비롯해 올해 조명 시장에 한층 공격적으로 나설 태세여서 주목된다. 대리점과 유통점을 통한 영업은 물론, 삼성 그룹 관계사들을 적극 공략하려는 행보다. 실제 에버랜드에 조명용 패키지에 조명용 패키지를 공급했고, 서울 태평로 옛 삼성본관의 사무실 조명을 전부 LED로 교체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들도 LED 조명 교체작업을 진행중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하는 선박용 조명에도 삼성LED가 공급을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LED는 이번 실속형에 이어 고급형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LED 램프 임대 서비스 등 다양한 마케팅 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변경수 삼성LED 상무는 “소비자들이 큰 부담 없이 LED 조명을 경험하고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LED 조명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획기적인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