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9시 30분. 김재명 코스모신소재 사장이 충주 본사 대강당에 섰다. 공휴일이지만 이날 강당엔 임직원과 가족 300여명이 모였다. 마이크를 든 김 사장은 감사의 말부터 꺼냈다.
“우리가 워크아웃을 극복하고 체질 개선을 할 수 있었던 건 우리 직원들만이 아닌 가족분들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동안의 노고에 비해선 너무나 작은 음식이고 선물이지만 감사의 마음으로 받아 주었으면 합니다.”
10여년 만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렇게 임직원들과 가족들이 회사에 모여 서로 축하할 수 있는 자리가 다시 마련된 것이.
코스모신소재(구 새한미디어)의 임직원들은 지난 10년 동안 혹독한 워크아웃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한때 비디오테이프 등 자기기록매체 시장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었지만 1998년 외환위기와 인터넷·디지털의 발달로 급격히 악화되는 재무상황을 견디지 못해 2000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했다. 그러나 저력은 놓지 않았다.
자기기록매체의 주원료인 자성산화철을 유일하게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을 살려 첨단 소재 업체로 변신을 시작했다.
테이프를 만들면서 필름을 코팅하는 도포 기술과 자성산화철을 잘게 부수는 자기분체 기술을 기반으로 MLCC 이형필름, 토너, 2차전지 사업 등을 추진했다.
비록 턴 어라운드에 소요되는 기간은 오래 걸렸지만 지난해 3월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새 출발을 시작했다.
또 잠재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코스모그룹의 계열사인 코스모화학에 인수 합병되면서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현재 시장서 각광 받는 첨단 소재 업체로 거듭나는 중이다.
김재명 사장은 1985년 구 새한미디어에 신입사원으로 입사, 현재 코스모신소재 대표까지 올랐던 터라 이날 행사는 더 특별할 수 밖에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현재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직접 가족분들에게 말씀 드리기 위해 대표께서 직접 마련하셨다”며 “가족분들과 회사가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모 기업 코스모화학에서 생산되는 부산물인 황산철은 코스모신소재가 만드는 토너의 원료다. 또 황산코발트는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에 쓰인다. 코스모신소재는 모 기업과의 시너지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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