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개장 시간 10시 반.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대학 시험이 끝난 5월, 고객 중에 20대 여성이 가장 많다. 백화점에 들어선 사람들 눈앞에 광고판이 펼쳐진다. 20대를 겨냥한 화장품, 액세서리, 노트북 할인 공지가 화면에서 차례로 지나간다. 실시간 맞춤형 광고다. 카메라 센서가 사람 수와 나이·성별을 분석해서 실시간으로 광고 내용을 바꿔준다. 이런 시대가 머지않았다. 스프린트넥스텔(이하 스프린트) ‘협업(Collaboration)센터’에서 소개된 기술이다.
현지 시각으로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스프린트 협업센터’에서는사물간통신(M2M) 향연이 펼쳐졌다. 고혈압 측정기, 보안 솔루션 등 다양한 M2M 솔루션이 등장했다. 버라이즌·AT&T에 이은 미국 내 3위 통신 사업자 스프린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사업 모델이다.
스프린트가 센터를 연 것은 지난해 10월. 버라이즌·AT&T에게 미국 내 가입자를 빼앗기고 있는 이 회사는 자구책으로 기업거래(B2B)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전초 기지가 바로 M2M 협업 센터다. 버라이즌은 2009년 퀄컴과 M2M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고, 지난 3월에는 엑세다(Axeda)와 협력해 M2M 솔루션을 발표했다. AT&T는 아이폰 효과 덕분에 매출 신장을 이뤄 M2M 시장에서는 주춤한 상태지만 언제 이 시장에 침투할지 모르는 상태다.
스프린트는 센터에서 M2M 응용 기술을 개발한다. 다른 통신사와 차별화된 전략은 2세대(G) 이동통신 ‘1xRTT`, 3G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4G `와이맥스(WiMAX·한국의 와이브로)를 모두 제공해서 모든 단말기에 적합한 통신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기존 2G·3G망 외에 삼성전자·에릭슨과 함께 와이맥스 기반 통신망을 개발 중이다. 제프 마틴 이머징솔루션 그룹 부장은 “스마트 미터에서 최첨단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서 다양한 세대의 통신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TE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현존하는 통신 방식을 다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말기 제조사, 와이파이·지그비·블루투스 업체, 애플리케이션 업체 등 협력사가 언제든지 와서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한다. 테스트는 물론 각각 제품의 문제점 분석해 준다. 세계 2400여명의 영업맨을 불러서 각 고객에 맞는 솔루션을 설명할 수 있도록 교육도 진행한다.B2B 시장만큼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스프린트 야심이 센터에 곳곳에 배어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미국(샌프란시스코)=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