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호프만(호프만 에이전시 사장)
나는 실리콘밸리가 미국에서 가장 재미있고 활기찬 곳이라고 생각한다. 1981년 이곳에 정착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변함 없다. 물론 30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나의 대학시절 친구와 같이 쓰는 방 2개짜리 아파트가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엔 천문학적인 숫자라고 느껴지는 440달러 월세로 거래됐다. 최초로 히트한 비디오게임인 ‘퐁(Pong)’을 만들었던 부쉬넬은(Nolan Bushnell) 엄청난 양의 피자와 재미있는 전자게임을 결합한 ‘척 이 치즈 (Chuck E. Cheese)’라는 체인 음식점을 창업하기 위해 컴퓨터 게임회사인 아타리(Atari)에 투자하는 등 사업가로 성장했다.
또 IBM 개인용 컴퓨터는 1981년 8월 12일에 끊임없이 기술적 전망이 변화하는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개인용 컴퓨터를 만든 IBM기술팀은 실리콘밸리가 아닌 미국 반대편의 플로리다에 있는 연구소에서 발명한 것이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 내 머리칼도 은색의 반백이 되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혁신이다. 혁신을 실현하는데 사람의 나이, 국적, 사회적 지위, 과거 경험 등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혁신은 아이디어에서 나올 뿐이다. 만약 당신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들을 끌어당긴다면 당신은 실리콘밸리에서 정말 성공적인 회사를 창업 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지난 주에 고객사는 아니지만 무선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시장에 벤처자금을 투자한 ‘파이어타이드(Firetide)’라는 회사와 만남을 가졌었다. 사장은 스웨덴 사람이며 에릭슨에서 일하면서 탁월한 텔레커뮤니케이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마케팅 매니저는 대학 졸업 후 러시아에서 실리콘밸리로 옮겨온 사람이었고 제품담당 매니저는 인도출신이었다. 비교적 작은 회사인 이 회사가 시스코·모토로라 같은 큰 회사와 경쟁에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실리콘밸리의 이야기다. 실행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보다 좋을수록 기존 업체를더 크게 이길 수 있다. 사실 실리콘밸리 밖에서는 외국인의 재능을 미국인 재능만큼 평가해주지 않는다. 전세계에서 성황리에 상영된 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실리콘밸리의 상황을 잘 설명해 준다. 50만명 이상의 글로벌 페이스 북 사용자 숫자는 많은 이들이 이미 페이스 북의 광팬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물론 초기 페이스 북은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었다. 그러나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많은 사람에게 실리콘밸리에서 성공 열쇠는 특별한 교육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예를 들어, 마크 주커버그는 1년 수업료가 3만달러인 사립 명문 고등학교를 다녔고 하버드를 졸업했다. 그러나 애플의 두 명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스티스 워즈니악은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 이렇듯 실리콘 밸리의 기업가정신은 사회 모든 분야와 대학 중퇴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교육에서 만들어진다. 실리콘 밸리는 평등주의적 문화로부터 동력을 얻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변수가 총체적으로 혁신을 위해 독특하게 맞춰진 환경을 만든다
미국 정부 정책에서 주목을 끄는 한 분야가 있다면 외국학생이 다니는 대학들, 이민정책, 외국 노동자 일자리 허용 정책 등이다. 지난 세월이 암시하듯 경제가 침체 국면에 있을 때 정치가는 재능 있는 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 미국인 노동자에게 준다. 물론 우리 모두 그 일자리가 보 잘 것 없는 일자리라는 것을 안다.
나는 미국 그리고 실리콘밸리에 국적과 관계없이 영리한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는 것을 정부가 지속적으로 인식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똑똑한 사람이 실질적으로 더욱 성장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발생시킬 새로운 회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실리콘밸리의 10년, 20년, 그 이상을 예상할 때 낙관적이다. 유명한 투자가 워렌버핏이 주주에게 보내는 연례편지에 아래 문장이 포함되어있다
“내 평생을 통해 느낀 것은 정치인과 전문가는 미국에 직면한 어려운 문제에 관해 끊임없이 촌평을 해왔고…. 죽음을 예언하는 예언자는 아래의 중요한 요소들을 간과해 왔다. 즉, 인간의 잠재력은 고갈되지 않는다는 것,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미국의 시스템이 있다는 것, 그리고 잦은 경기침체와 남북전쟁에도 200년에 걸쳐 기적을 이뤄온 이 시스템이 아직도 효과적으로 존속하고 있다는 것 말이다.”
실리콘밸리는 미국의 어떤 지역보다도 혁신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면서 인간의 잠재력이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휴대폰으로 결재하고 리모컨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텔레비전을 보는 것을 2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지금 현재 진행된 혁신이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만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예상 할 수 없다는 것이 재미있지 않은가.
사무실에서, 좁은 공간에서, 커피숍에서 그리고 어떤 곳에서든지 내 칼럼을 읽은 분에게 정말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한국 독자와 실리콘 밸리에 대한 내용을 나눌 수 있어 즐거웠다. 더불어 이 기사를 연재한 전자신문에 감사드린다. 실리콘밸리 정신에 있어 두 단어를 남기고 싶다. 크게 생각하라!
그동안 인기리에 연재했던 ‘루 호프만의 실리콘밸리 미래’를 이번회를 마지막으로 마칩니다. 멀리 미국에서 기고해 주신 루 호프만 사장께 감사하며 더욱 좋은 칼럼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 가겠습니다. <편집자>
◎The Hoffman Agency- http://www.hoffman.com/
◎ Ishmael`s Corner - http://www.ishmaelscorner.com/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