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고객과 같은 꿈을 꾼다는 것

김상범 네오위즈게임즈 과장
김상범 네오위즈게임즈 과장

 지난 4월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 온라인 2’에서 잉글랜드 명문 축구팀 첼시FC를 방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총 15만 3000명이 응모해 3만 800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최종 선발된 4명의 고객과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첼시의 홈구장 스템포드 브릿지에 들어선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국내 유명 기업의 로고였다. 첼시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해당 업체는 5년간 1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광고비 집행을 통해 매년 500억 원 이상의 마케팅 효과와 더불어 매출과 인지도 역시 2배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글로벌 스포츠의류 브랜드와 게임기업, 맥주회사 등이 파트너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녹색 그라운드를 둘러싼 LED광고판은 경기 중에도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전 세계 축구의 심장으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경연장이었다. 미디어의 발달로 전세계 곳곳에 팬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와 상품을 알리기엔 부족함이 없었고, 팬들이 갖고 있는 팀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해당 상품의 매출과 인지도로 이어지기에 충분해 보였다. 환호하는 팬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과 그 위에 아로 새겨진 글로벌 기업들의 로고는 탄탄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공동체를 보는 듯 했다. 모두가 자신들이 응원하고 후원하는 팀이 승리하고 우승하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하나의 꿈을 꾸고 있었다.

 마케팅을 담당하는 실무자로서 보다 혁신적인 발전과 성과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용자에게 인기 좋은 경품과 혜택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고 매출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서비스 이상의 기업과 고객이 하나된 가치와 즐거움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됐다.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은 고객의 니즈에 부합한다는 합리적인 발상이다.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감성 마케팅이다. 기업과 제품과 고객이 같은 꿈을 꾸고,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어가는 것. 실제로 애플의 ‘팬보이’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같은 꿈과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다.

 한 참가자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단어 그 자체로 꿈”이라며, “이곳에서 경험한 흥분과 떨림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나에게는 오랜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고객의 열정이 더 고맙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김상범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마케팅팀 과장(frombumi@neo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