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로 사는 건 힘들어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Mark E. Zuckerberg)’와 동명이인인 변호사의 ‘고된’ 삶이 화제다. 화제의 인물은 인디애나루이즈에 살고 있는 파산 전문 변호사. 그의 이름 역시 마크 저커버그(Mark S. Zuckerberg)다. 그는 11일 로컬TV 아침방송에 나와 “페이스북 측에서 애써 개통한 내 페이스북 결제 계좌를 막아버렸다”고 토로했다. 페이스북에서 내세운 이유는 ‘불명확한 신원(False identity)’이었다고 한다.

 앞서 저커버그 변호사는 2년전에도 호된 회원 가입 절차를 걸쳤다. 그의 운전면허증과 출생증명서, 그리고 인디애나폴리스주가 보증한 주립신분증까지 복사해 페이스북 측에 보내야만 했던 것.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회원 가입을 마치고 계좌까지 만들 수 있었다.

 그는 “나는 파산 전문 변호사지만 이 일 외에도 많은 에너지를 다른 곳에서 써야한다”며 “내 이름이 국가적으로 너무 좋은 이름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당신이 2004년에 마크저커버그라는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했다면 내가 나왔겠지만 더 이상 그 이름은 내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고달픈 삶에 대한 이야기는 이어졌다. 지난해 저커버그 변호사 사무실에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정도. 그 중의 몇몇은 시스템 상의 애프터서비스(A/S)까지 요구했다고 한다. 게다가 하루에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저커버그 변호사에게 페이스북 친구를 요청했다. 그 중 대부분은 영어를 잘 모르는 나라의 사람들이었다고.

 이쯤되면 그의 삶이 매우 불행하다고 하겠지만 그는 싫지 않은 눈치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인 ‘아이엠저커버그닷컴(IAmZuckerberg.com)’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판매(Sales)’하고 있다. 저커버그 변호사는 “나와 저커버그는 유대인에다가 같은 이름이다”라며 “이 외에도 우리가 나눈게 있다면 스스로 무언가 하는 것에 대한 날카로운 집중력이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가 페이스북의 성공을 이끌어낸 점과 나와 내 유능한 스태프들이 인디애나주에서 파산법을 밀어붙이는 뚝심과 열정이 꼭 같다”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