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OS 기반 노트북 내놨다

한화 38만원 상당…신개념 클라우드 넷북

 구글이 오는 6월 중순 웹브라우저 기반 크롬OS를 장착한 클라우드 넷북인 ‘크롬북(Chromebook)’을 출시한다.

 구글은 11일(현지시각) 삼성전자, 대만 에이서와 손잡고 새 운용체계(OS)인 크롬OS로 구동되는 넷북 형태의 ‘크롬북’을 오는 6월 15일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등에서 동시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크롬북은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 사진·음원과 영화 등 각종 파일 등을 하드드라이브가 아닌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부팅시간이 8초다. 하루 종일 지속되는 배터리, 인텔듀얼코어 CPU, SD카드 슬롯을 가지고 있다. 가격은 349달러(38만원 상당)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구글은 특히 크롬북을 기업과 학교 등 법인에 패키지 형태로 대여하는 사업도 함께 시작한다. 3년 약정으로 이뤄지는데 기업은 1인당 월 28달러, 학교는 20달러를 낸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크롬북은 컴퓨터 관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새 사업모델”이라며 “앞으로 기업들은 이 같은 모델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의 눈>

 구글의 이 같은 행보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텃밭인 컴퓨터OS 부문과 B2B(기업고객)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려는 움직임이다.

 구글 크롬OS의 장점은 역시 저렴한 가격이다. 그간 하드웨어 업체들은 자의든 타의든 MS의 ‘비싼’ 윈도OS를 탑재해야 했다. 하지만 웹 기반의 저렴하고 구동력이 좋은 크롬OS가 나오면 PC·노트북 환경에서 공고한 지배력을 행사했던 MS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B2B 시장에서 선전이 기대된다. 기업들은 통상 윈도 PC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연간 수천달러를 쓴다. 크롬북은 클라우드 기반이라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OS 등의 업데이트와 패치에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관리가 용이하다.

 당장 대기업 시장을 공략하기는 어렵겠지만, 중소기업과 SMB, 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면 장기적으로 MS가 선점한 OS시장에서 대항마로 부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클라우드에 대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크롬북은 법인에 월 단위 정액료를 받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아마존 클라우드나 MS 애저는 사용량에 따라 돈을 내는 형태지만 구글은 한발 더 나아가 크롬OS를 기반으로 ‘일정한’ 수익을 가져오는 셈이다.

 거대한 PC용 소프트웨어 산업이 웹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커졌다. 구글은 지난 12월 웹 기반 앱 시장인 ‘크롬 웹스토어’를 열었다. 크롬북이 나오면서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PC에서 인터넷을 연결하기 위한 도구인 웹브라우저에서도 앱 유통시장이 열린 셈이다. 이용자들은 ‘가끔’ 사용할 SW를 힘들게 내려받지 않아도 된다. 필요할 때마다 바로바로 웹에서 다운로드해 사용하면 된다. 빠르고 간편하다. 불법 복제 위험도 줄어든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 기업이 이미 MS 윈도와 오피스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이용 형태를 바꾸지 않으면 크롬북 성공은 요원하다고 지적한다. 또 사용자의 모든 정보가 한곳에 집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속성상 이를 악용하는 ‘디지털 빅 브러더’ 탄생이 우려된다. 하지만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크롬보다는 윈도가 더 복잡하고, 보안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며 “MS 기반 컴퓨터 관리의 복잡성은 거의 고문 수준”이라고 반론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