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WIS 2011] 통신 수장, 현장에서도 요금제 신경전

 “고객이 원하는 데 어떻게…”(하성민 SK텔레콤 대표), “프리 런치(free lunch 공짜 점심)는 없습니다”(이석채 KT 대표)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무제한 데이터요금제’와 관련해 하성민 SK텔레콤 대표는 이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공식화한 반면에 KT 대표는 통신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며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두 통신업계 수장은 또 경쟁사 대비 자사 기술의 우위를 에둘러 표현하는 한편,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에 날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3DTV 품질에는 LG전자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인상을 남겨 관심을 끌었다.

 하성민 SKT 대표는 무제한요금제 폐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폐지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고객이 (무제한요금제를) 원하는데 어떻게 폐지하겠나”고 했다.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SKT가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폐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 흘러나온 것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이석채 KT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글로벌 네트워크 융합으로 모든 콘텐츠를 각종 디바이스(단말)에서 자유롭게 옮겨 쓸 수 있는 수송혁명 시대에 통신산업이 있다”며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는) 공짜 점심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했다. 공짜 점심이란 간단히 얘기하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으로 무제한요금제로 데이터를 공짜로 생각하며 막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사용하는 이들은 이 같은 미래혁명을 달성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기업의 서비스 수익이 실제 생산 수익을 초과한다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며 “이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위 사업자인 SKT가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KT도 이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경쟁사 부스를 본 소감에 대해 이석채 대표는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KT가 훨씬 차별화됐다”며 “특히 키봇은 로봇에 네트워크를 결합했다는 측면에서 세계 시장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다”고 했다.

 하성민 대표는 “올해 WIS의 키워드는 ‘융합’이라며 산업·서비스 간 경계를 허무는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경쟁사 부스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기자들이 앞장서는 바람에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는 농담을 던지며 즉답을 피했다.

 LG전자의 3DTV가 보다 선명하다는 소감을 밝힌 점도 관심을 끈 대목이다. 하성민 대표는 양사의 기술적 우위에 대해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하지 않으면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다만 “이런 (비교해서) 환경에서 볼 때는 LG전자 제품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석채 대표는 “내가 평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저쪽(삼성전자) 것보다 안경이 가볍고 편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발언은 LG전자가 삼성전자의 3DTV 방식과 자사 제품 방식을 동시에 배치하는 등 다소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과정에서 유도된 발언이라는 시각도 있어 무게감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특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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