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업은 LG전자의 ‘부진한 실적’ 주범이다.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3위권까지 올랐던 LG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액 기준 6위로 밀려났다. 출하량이 노키아·삼성전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지만 매출액은 대만 HTC보다 적었다. 모두 스마트폰 사업이 지지부진한 탓이다. 아이프로젝트는 구본준 부회장의 스마트폰 사업에서 보여줄 ‘독한 LG’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아이프로젝트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확실한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과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베일 속 아이프로젝트=LG전자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사업을 반전시키기 위해 그동안 극비리에 아이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전담 조직이 LG전자 가산디지털센터 건물 한 층을 쓸 정도로 적지 않은 자원이 투입됐다.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다 지난 3월 10여개 핵심 협력사를 대상으로 샘플을 공개하면서 관련 내용이 알려졌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아이프로젝트가 내놓을 작품들이다. 일단 9월 내놓는 4.5인치 듀얼코어 CPU 스마트폰은 첫 야심작에 불과하다. 아이프로젝트는 현재 스마트폰 6개 모델과 스마트패드 4개 모델을 단계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스마트패드 1개 모델도 하반기에는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프로젝트가 선보이는 전략 모델의 공통점은 대부분 듀얼코어 CPU와 대화면·고해상도·3차원(D) 디스플레이, 듀얼 카메라모듈 등 최첨단 HW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곡면 유리와 내로(narrow) 베젤 터치스크린 등으로 디자인의 차별화에도 각별한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업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이프로젝트로 준비 중인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 하반기에만 많게는 1800만~200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전체 LG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다. 달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핵심 무기인 것만은 분명한 셈이다.
◇시장 성패는=장기적으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안드로이드 일변도의 운용체계(OS)를 다양화하는 동시에 근거리통신(NFC) 등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대폭 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장은 디자인과 HW에 치중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다.
백종석 현대투자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하반기 전략 모델들의 HW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은 적절한 대응으로 보인다”면서 “HW 경쟁이 격화되면서 LG전자를 비롯한 한국 업체들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9월 첫선을 보이는 4.5인치 듀얼코어 CPU 스마트폰의 시장 안착 여부다. 성공할 경우 위기의 LG 휴대폰 사업이 빠르게 상승세를 탈 수 있지만, 실패하게 되면 후속 전략 모델 판매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략 모델인 만큼 판매량 달성을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도 예상된다.
이형수·서한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