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불안정과 수급부족으로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한미반도체가 레이저기술이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레이저 응용기술 전문업체인 한빛레이저의 지분 25%를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에 지분을 인수한 한빛레이저는 반도체 미세공정화에 필수적인 레이저 응용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레이저는 절삭과 드릴링에 주로 사용되던 다이아몬드나 커터를 대신하는 기술이다.
한미반도체는 한빛레이저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주력제품인 반도체 후공정장비에 레이저 기술을 폭넓게 적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반도체 미세공정화와 태양전지 증설경쟁으로 기업의 레이저 장비 채용이 급격히 증가해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한빛레이저의 경우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121억원과 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7.3%와 4.6% 성장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휴대형기기의 디자인이 복잡해지면서 굴곡이 필요한 모바일용 반도체의 절삭과 미세 구멍 만들기에 레이저 사용이 급증하면서 수요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태양광용 웨이퍼와 셀의 가공장비에도 레이저가 필수적이어서 태양광 시장의 성장 수혜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한미반도체 측은 지난해 매출비중의 5% 안팎에 그쳤던 레이저 장비 공급이 올해 10%선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공급처인 대만 ASE와 파워테크놀로지가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도 올해 이 회사의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세계 최대 반도체 패키지 업체 가운데 하나인 대만 ASE와 파워테크놀로지가 올해 각각 12억달러와 10억달러란 대규모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대만매출 비중이 높은 한미반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한미반도체는 올해 목표로 설정한 매출 1800억원, 영업이익 360억원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실적은 매출 350억원, 영업이익 42억원 안팎이 예상하고 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7%와 5% 내외로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신사업과 실적 향상이 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배가 급증한데도 불구하고 주가는 7000∼9000원 사이 박스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 회사 주가가 저평가되는 원인의 가장 큰 이유는 유동성 부족과 전방산업의 불안정성이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60.4%에 달하면서 유동비율이 작고 전방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부침이 심하다. 이가근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주당수익률(PER)이 6.7배로 업종 PER 10.2배보다 상당히 할인을 받는 데다 30% 중반의 높은 배당성향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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