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이 IPTV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IPTV에 대한 프로그램공급업체(PP)의 방송채널 공급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티브로드, CJ헬로비전, 씨앤앰, HCN, 큐릭스 5개 MSO가 IPTV사업자의 방송채널 구매를 방해하는 담합행위를 했다며 총 97억3400만원을 부과하고, 티브로드와 CJ헬로비전 2개사는 검찰에 고발했다.
과징금은 티브로드 36억2600만원, CJ헬로비전 28억9900만원, 씨앤앰 19억700만원, HCN 7억5500만원, 큐릭스 5억4700만원이며, 검찰 고발은 담합 가담정도와 시장 점유율 및 과거 법 위반 전력 등을 감안해 2개사만 고발했다.
이들은 2008년 1월 IPTV법 제정으로 유료방송 시장에 IPTV사업자의 신규 진입이 이뤄지고 같은 해 10월 온미디어가 IPTV에 방송채널을 공급하기로 하자 다른 PP도 연쇄적으로 IPTV에 채널을 공급하게 될 상황을 우려해 2008년 11월 담합행위를 시도했다.
5개 MSO는 온미디어 효과의 확산을 차단할 목적으로 온미디어 채널을 각각 축소하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기로 합의했으며 실제로 2009년 방송 송출 계약 시 5개 MSO는 온미디어채널을 19~28% 축소했다.
반면에 1위 PP사업자인 CJ미디어에 대해서는 IPTV에 방송채널을 공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5개 MSO가 250억원을 지원하기로 합의하고 프로그램 사용료 증액, 주문형비디오(VoD) 구매 등의 명목으로 실제 185억원을 지원했다.
이처럼 채널편성권을 보유해 PP사업자에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있는 MSO가 공동으로 온미디어를 제재함으로써 PP사업자가 대거 IPTV에 채널 공급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5개 MSO와 거래 중인 201개 PP채널 가운데 IPTV에 공급되지 않는 채널은 129개로 약 6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시청률 상위 49개 채널 기준으로는 32개 채널이 IPTV에 채널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신규 진입자인 IPTV의 인기 채널 확보를 방해함으로써 SO의 지역 독점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이를 통해 가격 및 품질 경쟁을 회피하려는 담합을 적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조치로 향후 IPTV에도 시청자가 볼만한 인기 채널이 늘어나고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같은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MSO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통보를 받은 후 MSO의 행위가 적극적인 담합행위에 해당되는지, 과징금이 적절하게 산정됐는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