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2차전지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 시장에 국내 대기업들이 잇단 출사표를 던지면서 산업 활성화와 수입 대체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13일 충북 구미 산업단지에서 공장 기공식을 갖고 내년부터 연간 2000톤 규모의 소프트 카본계 음극재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포스코켐텍이 10월 가동을 목표로 충남 연기군에 연산 2400톤 규모의 음극재 생산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2차전지 사업이 폭발적 성장을 예고하자 2차전지에 들어가는 소재 분야에서도 후방 연쇄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음극재 양산은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음극재는 우리나라 2차전지가 전세계 45%를 점유, 세계 1위에 오르는 동안에도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소재기 때문이다.
4대 2차 전지 핵심 소재 중 양극재의 국산화율이 88%, 전해질 82%, 분리막은 50%였던 데 반해 유독 음극재만 0.1%로 국산화가 전무했다.
이는 천연 흑연을 고열에서 처리해야 하는 특성상 자원이 풍부한 중국과 열처리 기술이 발단한 일본이 전세계 시장을 독식해왔다.
우리나라도 일본에서 생산된 음극재를 전량 수입돼 왔는데, 국내 기업들이 양산 체계를 갖추면서 수입대체는 물론 향후 수출도 기대된다.
GS칼텍스 측은 “내년 2000톤을 양산하게 되면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소프트 카본계 음극재 수요 전체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프트 카본계 음극재는 여러 음극재의 가운데 한 종류로 전세계 관련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음극재 수요의 대부분은 현재 흑연계로, 포스코켐텍이 도전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여기다. 포스코켐텍이 양산할 2400톤은 지난해 전세계 음극재 시장(2만6000톤)의 약 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두 회사의 양산 규모는 이제 첫 발을 뗀 수준이지만 추가적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 등 다른 국내 대기업들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애경유화와 손잡고 전기차용 배터리에 적용될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김영준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수입에 의존해온 음극재의 국내 양산은 국가 경제뿐 아니라 공급 안정화 차원 측면서도 큰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음극재 시장은 지난해 약 2만6000톤, 금액으로는 약 5000억원에 달했다. 2015년에는 중대형 2차 전지 시장의 성장으로 1.1조원대로 성장이 예상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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