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의 주가 추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주 최대주주로 있는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온라인 결제지불서비스 기업 ‘알리페이’를 분사시키면서다. 야후와 알리바바의 ‘물 밑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주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AP에 따르면 알리페이 분사를 발표한 화요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야후 주가가 지난주 말 11%가량 떨어진 채 마감됐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약 27억달러가 날아간 셈이다.
이에 야후는 급히 성명서를 냈다. 야후 측은 “우리는 알리바바와 ‘생산적인 협상’에 전념하기로 했다”며 “협상은 알리페이와 관련돼 있는 모든 사안이 될 것이며, 이는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짤막한 내용이다.
하지만 야후 대변인은 야후가 알리바바에게서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협상에 누가 참여하는지에 대해 함구했다. 야후는 기본적으로 알리페이 분사에 대해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분사 과정에서 이익 배분이나 보상 체계 등의 세부 사안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사 과정에 있어 야후와 알리바바는 반목했다. 야후는 알리바바의 분사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들은 철저히 소외당했다고 주장했다. 알리페이의 경영권은 이미 지난해 여름 잭 마 알리바바그룹 회장에게 넘어갔으며 이사회가 열렸던 지난 3월 31일까지도 전혀 몰랐다는 것. 이에 알리바바는 “당국의 정책에 따라 지난 2009년 7월부터 야후와 알리페이 분사에 대해 논의했다”고 반박했다.
야후와 알리바바의 갈등은 뿌리가 깊다. 전문가들은 야후와 알리바바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야후 측은 지난 2008년 9월 중국의 검색 광고 시장에 직접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갈등이 촉발됐다. 이에 알리바바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중국 인터넷 검색 시장에 진출했다. 또 MS 검색엔진인 ‘빙’을 채택, ‘에타오’라는 인터넷 쇼핑몰도 만들었다. 야후의 캐럴 바츠 CEO는 2대 주주로서 이사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알리바바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