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제2 인터넷 붐의 진앙이었던 웹 2.0 서비스들이 국내에서 조용히 퇴장하고 있다.
웹 2.0은 닷컴 버블이 꺼진 2003년 이후 개방과 공유, 플랫폼으로서의 웹 등을 내세우며 새로운 웹의 방향을 지향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오픈아이디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아이디테일’을 종료했다. 아이디테일은 2007년 안철수연구소 사내 벤처 고슴도치플러스가 내놓은 오픈아이디 서비스다.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각 사이트마다 가입하지 않아도 표준 규격의 오픈아이디를 채택한 서비스는 어디건 하나의 오픈아이디로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픈아이디를 쓰면 하나의 아이디로 다수의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어 웹 전반에 걸쳐 사용자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다.
아이디테일은 오픈아이디를 기반으로 자신의 프로필과 즐겨찾는 장소 등을 친구와 공유하고 구독하는 블로그 등을 모아 보여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발전했다. 구글 오픈 소셜을 채택해 누구나 오픈 소셜 표준을 따르는 사이트에서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참신한 시도로 호평을 받았지만 포털 중심의 국내 인터넷 환경에서 안착에 실패, 최근 2년간은 사용자의 반응을 거의 얻지 못해 결국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좋은 웹페이지를 공유하는 소셜 뉴스 서비스 ‘펌프잇’ 종료에 이은 아이디테일 서비스 종료로 고슴도치플러스의 웹 실험들은 막을 내리게 됐다. 현재 고슴도치플러스는 소셜 게임 전문 업체 노리타운스튜디오로 분사했다.
이에 앞서 엔씨소프트도 작년 다양하고 실험적인 웹 서비스를 개발하던 사내 오픈마루스튜디오를 해체하고 관련 인력들을 재배치한 바 있다. 서비스들도 온라인 노트인 스프링노트 등만을 남기고 대부분 정리했다.
송교석 노리타운스튜디오 대표는 “소셜 서비스가 당시 국내 인터넷 환경에 맞지 않았던 점이 있다”며 “개방과 공유, 소셜 서비스의 경험은 현재 소셜 게임 개발의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