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애플민트 김병기 사장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애플민트 김병기 사장

 “개인이 직접 동영상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대입니다. 콘텐츠는 전문가만 만든다는 편견이 사라졌습니다. 거기에 트위터·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면 생산뿐 아니라 유통도 가능합니다. 콘텐츠 생산유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김병기 애플민트 사장(48)이 ‘동영상 콘텐츠 독립 시대’를 선언했다. 지난해 9월 설립한 엔젤 펀드인 애플민트와 별개로 ‘우후루(uhuru.co.kr)’라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열었다. 우후루는 아프리카 말로 ‘자유’를 뜻한다. 한 마디로 동영상 콘텐츠의 해방 공간을 온라인에 만든 것이다. “우후루는 소셜 기반의 열린 동영상 플랫폼입니다. 사실 이전에도 동영상 공유 사이트는 많았습니다. 우후루가 이들 사이트와 다른 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소셜 기반입니다. 트위터·페이스북에서 자유롭게 동영상을 보거나 공유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한다는 점입니다. 기업이 재능 있는 소비자를 후원하는 식입니다. 한층 진화한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이라고 자부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우후루의 운영 방식은 좀 이색적이다. 소비자가 무작정 원하는 콘텐츠를 올리고 공유하는 방식과 다르다. 공모 형태로 운영한다. 우수작에는 포상이 뒤따른다.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콘텐츠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선정 방식도 민주적이다. 소비자가 동영상을 올리면 이를 전문가 그룹과 네티즌이 직접 투표해 우승자를 가린다.

 “누구나 공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무료입니다. 응모작 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작품에는 보상이 따릅니다. 대신에 동영상 콘텐츠 주제는 공모전을 후원하는 기업이 정합니다. 기업에서 특정 주제를 주고 이와 관련해 소비자가 동영상을 올리면 이를 공정하게 평가해 우열을 가립니다.”

 결과는 어떨까. 우후루는 지난달부터 한 달 동안 첫 프로젝트로 KT와 공동으로 전자책 콘텐츠 ‘올레e북’ 활성화 공모전을 진행했다. 사실 성공 여부는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다. 별다른 홍보도 못했을 뿐더러 시범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다. 보름 정도의 기간이었지만 응모작이 50여편에 달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전문가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동영상 콘텐츠 수준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콘텐츠 생산유통의 새로운 시도로 참신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응모한 콘텐츠 중에서는 바로 홍보 동영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작품이 많았습니다. 주최한 KT에서도 대만족이었습니다. 비용 대비 효과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김 사장은 집단 지성, 공유, 참여라는 ‘웹2.0’ 정신을 그대로 살린 덕분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올레e북에 탄력을 받아 차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매년 열리는 대학가요제를 본떠 ‘우후루 대학영상제’를 준비하고 있다. 자기 대학을 소개할 수 있는 동영상을 올리면 이를 심사해 시상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스마트폰이 뜨면서 확실히 스타트업 기업도 이전과 다른 분위기”라며 “이전에는 많은 인력, 대규모 투자, 고위험도가 비즈니스의 정설이었다면 지금은 적은 인력에 소자본으로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우후루도 바뀐 환경 덕분에 가능했다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콘텐츠 생산 구조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