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 세계 1, 2위인 HP와 델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PC 산업의 위기론’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사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전통적 캐시카우인 PC 부문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8일 HP와 델은 1분기 실적을 내놨다. 델의 1분기 매출은 150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했지만 순이익은 9억4500만달러로 2배가량 올랐다. 신규 사업인 데이터 저장 서비스 매출이 늘어난 성과다. ‘델은 더 이상 PC회사가 아니다’라는 마이클 델 CEO의 전략이 입증된 셈이다. 반면 PC 부문 매출은 33억달러로 7% 가량 줄었다.
HP의 1분기 매출은 전년에 비해 3% 늘어난 316억3000만달러이며, 순이익은 23억달러로 전년 22억달러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HP의 PC 부문 매출은 94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이는 5%가량 감소한 수치다.
샤우 완 스탠러 애널리스트는 “델은 PC시장의 강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며 “HP가 매출의 30%를 고객용 PC에 의존하는 반면 델은 20%에 그친 것도 수익 개선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PC 판매 부진 이유를 스마트패드의 성장에서 찾았다. 가트너와 IDC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PC 출하량는 3% 가량 줄었다. 대신 스마트패드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PC의 위기가 오면서 델과 HP는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델은 서버 등 기업형 데이터 서비스 사업에 180억달러를 더 투자하기로 했다. 브라이언 글래든 CFO는 “기업 서비스 부문을 확장할 것이며 이는 델의 탄탄한 실적을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P는 스마트패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초 미국에서 스마트패드 신제품인 ‘터치패드’를 발표했다. 터치패드는 올 여름 출시 예정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1년 1분기 HP·델의 실적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