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스마트-디바이드(Smart-divide) 해소를 위한 반추

 한국IT 위기 목소리가 나온 지 꽤 오래다. ‘한국IT는 없다’라는 한탄마저 지겨울 정도다. 최근 맞닥뜨린 위기는 갈수록 심각하다.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더딘 발전 속도부터 콘텐츠의 척박한 성장 토양까지 한두군데가 아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서비스 이용을 담보할 정보보호·보안은 여전히 취약하다. 산업 및 일상생활 전반의 진화·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던 융합산업의 발전도 지체된다. 이용자와 관련한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스마트-디바이드(Smart-divide)’가 그 것이다.

  스마트-디바이드는 이른바 스마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와 이용하지 않는 자, 많이 쓰는 쪽과 덜 쓰는 쪽 등으로 나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온 스마트 서비스에 대한 이용률과 이용수준이 연령·계층·소득 및 학력 수준 등에 따라 갈라지는 모습을 일컫는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스마트폰 이용 현황은 스마트-디바이드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음을 확인시킨다. 학력수준이 높고 부유한 사람들일수록 이용률이 높다. 젊고 수도권에 가까운 도시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더 많이 이용한다. 대학원 이상 학력자(40%)와 고졸 이하 학력자(17.9%)의 이용률은 무려 22%라는 간극이 나타났다.

  우리는 지난 2000년 대 초반부터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IT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화 혜택을 국민 모두가 누리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취지였다. 장애우, 저소득층, 저학력층 등 정보화 혜택에서 소외될 이들을 고려하고 배려하기 위하 다양한 고민과 수고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IT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IT서비스에 대한 소외의 범위를 글로벌 무대로 확장했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IT개발도상국들을 찾아가 우리의 IT 기술과 경험을 전하는 발걸음을 통해 ‘IT가 강한 따뜻한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정보화 결실에 대한 국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 IT 소외계층을 배려한 손길, 그리고 글로벌 IT개도국 지원은 ‘함께 누리는 IT세상’을 만들기 위한 또렷한 목표 아래 이뤄졌다.

  물론 ‘함께 누리는 IT세상’이 호혜와 복지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IT의 공적기능을 강조하는 가운데, IT의 근간인 네트워크와 네트워크 위에서 오가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튼실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이제 스마트 디바이드 해소라는 숙제를 안았다. ‘정보화 소외계층 배려’, ‘소비적정보행위자를 생산적정보행위자로의 전환’, ‘IT개도국 지원’ 등 우리가 쏟았던 ‘함께 누리는 IT세상’을 위한 노력을 반추할 때 제대로 풀어낼 수 있다.

  손연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ygson12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