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7일(현지시각)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연례투자자 회의에서 “나는 우리가 (혼자서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급성장하는 스마트폰용 CPU시장에서 독자 개발 노선을 걸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스마트폰 CPU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ARM과 라이선싱 제휴 루머를 공식 부인한 것으로, 스마트폰CPU 대응이 한 발 늦은 인텔이 독자개발을 통해 PC시장에서의 명성을 재현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텔리니 CEO는 “우리는 (ARM 라이선싱을 하면) 전혀 이득이 없다”며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순이익은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텔의 칩 구조가 근본적으로 PC를 겨냥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모바일 칩과는 본질적으로 달라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얘기다. 인텔은 2000년대초 ARM과 제휴해 ‘스트롱암’ 이라는 칩세트를 내놨다가 철수한 바 있다.
하지만 모바일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인 인텔이 과연 ARM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내년 쿼드코어 모바일프로세서를 출시하는 퀄컴과 엔비디아와의 경쟁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투자자 회의에서 인텔은 자사의 스마트폰용 아톰프로세서인 ‘메드필드(Medfield)’가 탑재된 스마트폰이 내년 1분기에는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제품도 각각 1종씩 공개했다.
메드필드 아톰프로세서는 높은 전력효율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모바일 기기용 프로세서다. 현재까지는 싱글코어로 개발돼 있다. 인텔은 이 메드필드를 지난 WMC2011에서 공개했지만 출시시기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한편, PC 시장의 위기에 대해서도 인텔 폴 오텔리니 CEO는 중국 등 신흥국가 시장이 아직도 가파르게 크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 PC시장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견해가 많지만 우리 생각은 다르다”면서 “컴퓨터 업계에서 전통적인 PC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다”고 낙관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