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정보(LBS)사업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경찰이 ‘엇박자’를 빚고 있다. 경찰이 무단으로 위치정보를 취득했다며 인터넷 포털 다음과 구글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인 데 반해 방통위는 추가로 위치정보사업자를 선정했다. 위치정보사업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경찰과 다른 태도를 보이면서 경찰은 과잉 수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등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18일 상임위원 정기회의를 열고 위치정보사업을 신청한 현대중공업·인솔라인·파인디지털·에스제이커뮤니케이션·코리아프렌즈 등 5개사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파인디지털을 위치정보 사업자로 허가했다. 이에 따라 위치정보사업자는 총 83개 업체로 늘어났다.
현대중공업은 외부 수익 사업이 아니라 현장 중장비에 위치정보 칩을 탑제해 관제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파인디지털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내비게이션 위치정보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령 운수업체라면 자사 화물트럭 위치를 내비게이션으로 수집하고 이를 관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위치정보 수집 논란에도 위치정보사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신규 위치정보사업과 신규 위치기반서비스사업 허가·신고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120%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 위치정보사업자 허가는 18건, 신규 위치기반서비스사업 신고는 62건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서도 1분기에 신규 위치기반 서비스사업 신고가 95건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나 지난 한 해 동안의 신고 건수를 초과할 정도로 각광받는 사업으로 떠올랐다.
방통위 측은 위치정보사업자와 서비스 사업자가 급증하는 배경으로 최근 GPS를 탑재한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돼 위치 기반 관련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방통위는 나아가 ‘위치정보 이용 활성화 계획’ 시행 연장선에서 LBS 산업육성 정책과 위치정보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올해 상반기에 위치정보법 관련 교육 동영상을 통한 사업자 교육을, 하반기에는 사업자 정보교류와 법률 상담 등 LBS 사업자 편의 제공을 위해 정보통신진흥협회 내에 ‘LBS비즈니스 지원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어 정부 허가·신고제도, 즉시 통보제도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위치정보법 개정안을 상반기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위치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LBS사업자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 완화로 산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방통위 측은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면서 LBS를 기반한 모델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다” 며 “경찰 수사도 합리적인 방향으로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등 ISP업체들은 현재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합법적인 틀 안에서 개인 식별이 되지 않는 위치정보를 수집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찰 측은 이들 업체가 개인의 위치 정보를 동의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수집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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