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하지 못한 말=가족. 어떤 이에게 가족은 위로를 주는 존재지만 어떤 이에게는 벗어나고픈 굴레다. 누군가에겐 추억이고 누군가에겐 희망이고 누군가에겐 눈물이며 누군가에겐 회한이다. 이 가족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사회 저명 인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담담하게 풀어낸 책이 있다.
저자의 본래 기획의도는 ‘성공한 사람들의 자녀 교육법’이었다. 하지만 취재 도중 접한 이들의 이야기는 그 이상이었다고 말한다. 어디 누군가의 가족사를 글로 풀어낸다는게 쉬운 일인가. 저명 인사들이 눈물까지 글썽이며 털어놓은 진심 어린 이야기는 ‘가족’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됐다.
이 책에 나오는 15명의 저명 인사들은 말 그대로 한국 사회 각 분야의 ‘아이콘’이다. 방송인 주철환, 소설가 이문열, 축구선수 박지성과 아버지 박성종, 국회의원 원희룡 등 그야말로 성공 가도를 달린 사람들이다. 이들의 지나온 삶과 가족사를 깊이있게 다뤘다.
유명인의 가족 이야기라서 뭔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족에게 위안을 얻고 상처도 받고 소중히 여기면서도 차마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건 우리가 모두가 같다. 이들의 이야기는 곧 당신의 이야기다. 그러니 이들이 가족에게 ‘하지 못한 말’은 독자들이 아직 하지 못한 말과 같을 것이다. 저자의 담담한 필체가 오히려 감동을 배가시킨다. 진심은 역시나 통한다.
안길수 지음, 중앙북스 펴냄, 1만1000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