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 와이파이존 우리 고객만"…18개월만에 개방에서 폐쇄형으로

 오는 7월 1일부로 KT와 LG유플러스 고객은 SK텔레콤의 와이파이 망에서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없다. SKT가 지난해 1월 1위 사업자로서의 사회적 책임론을 강조하며 무선 인터넷 활성화 차원에서 타사 고객에게도 와이파이를 개방하는 정책을 18개월 만에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SK텔레콤(대표 하성민)은 오는 7월 1일부터 자사의 T 와이파이존을 SKT 이동전화 및 스마트패드(태블릿PC) 이용자만 쓸 수 있게 한다고 19일 밝혔다.

 SKT에 따르면 전체 T 와이파이존 데이터 이용량 중 타사 고객의 이용량이 절반에 달한다. 이에 따라 최소 100만여명 이상이 T 와이파이존에 접속하지 못해 다소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이순건 SKT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스마트폰 고객의 데이터 트래픽이 지속적으로 늘어 우리 고객에게 보다 쾌적한 무선인터넷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KT와 LG유플러스도 자사 고객에게만 와이파이 망 접속을 허용한다.

 그러나 SKT가 그간 타사와 달리 개방형 와이파이를 제공한다는 점을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이번 전략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에 앞서, 지난해 1월 당시 하성민 SKT MNO CIC 사장은 "기존 이통사 중심의 닫힌정원(Walled Garden)정책이 아니라 고객 중심으로 무선인터넷시장 확대를 견인하겠다"며 ‘무선인터넷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결정은 SKT가 KT에 비해 뒤처졌던 와이파이 망 인프라를 상당 부분 보완하며 얻은 자신감 등 다양한 포석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KT는 전국 5만7000여곳, SKT는 3만8000여곳, LG유플러스는 1만여곳에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SKT는 연말까지 와이파이 국소를 6만20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이통사간 난개발 및 혼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공공지역 와이파이 망 공공구축에도 다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KT도 와이파이 망을 분명한 자산으로 결론냈기 때문. SKT는 이에 대해 “공동구축은 협조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그동안 타사고객이 T와이파이존을 이용하려면 주민번호와 이름을 입력하는 인증절차를 거치거나, SKT의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한 후 단말기 식별번호인 맥 어드레스를 입력해야 했다. SKT는 맥 어드레스는 삭제할 계획이지만, 자사 홈페이지에 가입한 타사고객 정보는 그대로 보관할 계획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SKT가 이 DB를 타사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리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